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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해녀, 대학생 해녀, 택시운전자 해녀…해녀마을의 비밀

대기업 해녀, 대학생 해녀, 택시운전자 해녀…해녀마을의 비밀
입력 2018-08-11 20:15 | 수정 2018-08-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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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원전 공사가 진행 중인 울산의 한 어촌마을에 해녀가 거의 한 집에 한 명 꼴로 산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해녀, 대학생 해녀, 택시 운전하는 해녀까지 있다는데요.

    모두 가짜였습니다.

    가짜 해녀 행세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설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신항만과 원전 공사장 주변에 위치한 울산의 한 어촌마을.

    바다에선 해녀들의 전복따기가 한창입니다.

    100여 가구에 불과한 마을이지만 등록된 '나잠어업자', 쉽게 말해 해녀는 136명이나 됩니다.

    이장을 지낸 횟집 주인, 일가 친척 5명이 모두 해녀입니다.

    자신과 부인, 시내에 사는 사촌형, 식당 일을 하는 처제, 대기업에 다니는 아들까지 모두 해녀로 등록돼 있습니다.

    [전직 이장]
    "주 5일 근무고, 휴가철에 하기도 하고…주말에 노는 날에 어업에 종사하고 있어요."

    이웃의 개인택시 운전사도 아들과 딸까지 모두 4명을 해녀로 등록해 놨습니다.

    인근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90세에 가까운 노인과 외지에 나가 사는 20대 대학생까지 해녀로 돼 있습니다.

    [마을 해녀]
    "발목도 한 번 (물에) 안 넣은 사람도 천지입니다. 얼굴 모르는 사람이 천지더라고요. 한 집에 (해녀가) 4명, 3명 안 되는 집이 어딨습니까?"

    이들이 해녀로 둔갑한 건 돈 때문입니다.

    신항만과 원전 공사가 시작되면 어업권 손실을 보상해 주기 때문에 해녀만 되면 한 번에 최소 수백만 원씩 계속해서 보상금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마을 해녀]
    "저번에는 4천7백만 원 나오고, (원유부이) 가스 유출된 그것도… 여기는 적게 나왔습니다. 1,100만 원인가."

    해녀가 되려면 1년에 60일 이상 물질을 했다는 어촌계장의 확인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촌계장은 해녀들로부터 뒷돈을 받기 때문에 해녀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진짜 해녀들은 말합니다.

    [나잠어업자]
    "교수 로비한다고 받았다 합니다. 100명 잡아도 평균 50만 원이면 5천만 원 안 됩니까? (해녀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요."

    어촌계장은 주민들이 수고비 명목으로 자발적으로 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어촌계장]
    "판공비 외에 수당 명목으로, 제가 고생한다고 수고비로 제가 받은 적은 있습니다."

    원전의 온배수 피해 보상금 342억 원, 해양수산부의 신항만공사 237억 원 등 최근 울주군에서만 보상금이 1천억 원대에 이릅니다.

    원전지원금 등 각종 어업보상금이 허술한 관리 속에 눈먼 돈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설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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