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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이어 SM5에서도 브레이크 결함?…"스톱! 스톱!"…'쾅'

벤츠 이어 SM5에서도 브레이크 결함?…"스톱! 스톱!"…'쾅'
입력 2018-08-17 20:29 | 수정 2018-08-1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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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저희가 어제 벤츠 차량의 브레이크 결함 의혹을 보도해드렸는데 오늘은 르노삼성의 SM5 차량에 대해서도 똑같은 결함 현상이 나타난다는 추가 의혹을 제기하겠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성묘를 마친 SM5 승용차가 공원 묘지 길을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전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다급해집니다.

    "어어. 이거 큰일 났다."

    연신 브레이크를 밟아도, 알 수 없는 기계 소리만 날 뿐 속도가 줄지 않습니다.

    "스톱, 스톱, 스톱."
    "(스톱이 안돼)."

    가로수를 들이받고서야 겨우 멈춰선 차량.

    르노삼성은 운전자 김복만 씨를 탓합니다.

    김 씨가 기어를 후진에 둬 시동이 꺼지면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고,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겁니다.

    김 씨는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김복만/SM5 운전자]
    "삼대가 죽을 수 있었죠, 그때. 내가 정신없는 사람 같으면, 이상한 사람 같으면 '브레이크 안 들어' 소리하겠습니까?"

    전문가와 함께 시험해 봤습니다.

    기어를 후진으로 설정해도,

    [박진혁/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자, R(후진기어)에다 놓습니다. R에다 놨어요."

    시동은 꺼지지 않습니다.

    [박진혁/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P(주차기어)에다 놓든 R(후진기어)에다 놓든 자동차는 시동이 절대 꺼지지 않게 설계되어 있고 꺼지지 않아야 되는 거죠."

    기계 소리의 정체도 밝혀졌습니다.

    [박진혁/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P, 이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브레이크가 듣지 않자 김 씨가 기어를 P, 주차 모드로 바꿨던 겁니다.

    사고 차량을 살펴본 전문가는 브레이크 부품의 결함을 의심합니다.

    [박진혁/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ABS)모듈레이터의 아연도금이 부식이 되면서 이게 제동 계통을 순환을 하게 되거든요. 순환하면서 이게 미세하게 펄처럼 마스터 실린더에 들어가면 실제로 브레이크가 쑥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또 다른 SM5 승용차.

    브레이크를 밟아보지만 곡선 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도로 옆 철제 구조물을 들이받습니다.

    차량이 옆으로 넘어지면서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한 상황.

    "괜찮아?"

    임기춘 씨 역시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임기춘/SM5 운전자]
    "한참 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어요. 속력을 줄이려고 충분히 밟는다고 밟았는데…(브레이크가) 쑥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사고 후 브레이크액과 부품도 갈아봤지만 증상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임기춘/SM5 운전자]
    "브레이크액을 그때 교환을 했습니다. 한 1주, 2주 지나니까 다시 압력이 빠져 가지고 마스터 실린더를 한번 교환해보자 해서…."

    이에 대해 르노삼성 측은 브레이크 관련 결함으로 신고된 사례가 없으며 브레이크에 결함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들은 바가 없어서…단순히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기에는 너무 다양한 요인들이어서."

    르노삼성 정비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정비기사는 앞선 SM5 사고 차량에서도 지적됐던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즉 ABS 모듈레이터라는 부품이 문제라고 단언합니다.

    [르노삼성자동차 00정비사업소 정비기사]
    "ABS 모듈에서 안에 내부에 솔라노이드(밸브)가 있거든요. 압을 형성하는 밸브가 있는데…압이 안 나가야 되는데 유지를 못 해요."

    심지어 이런 현상이 꽤 많다고 털어놓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 00정비사업소 정비기사]
    "대부분 저런 현상으로 해서 오래 타서 저런 현상으로 많이 오세요."

    운전자가 직접 1백여만 원에 달하는 ABS 모듈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르노삼성자동차 00정비사업소 정비기사]
    "저희도 점검하는 과정에서 (ABS)모듈을 가니까 잡히더라고요."

    취재 결과 교통안전공단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비슷한 사고 사례가 수십 건 접수됐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엔 공단이 조사에 나서 르노삼성에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르노삼성도 이미 브레이크 문제를 알고 있었고, 무엇이 원인인지도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앞서 제기한 벤츠 차량과 SM5에서 나타나는 브레이크 결함 의심 증상은 똑같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이 마치 스펀지처럼 깊이 밟히거나 밀리고, 아무리 밟아도 속도가 줄지 않는 현상.

    또, 급제동을 할 때 차량이 옆 차선을 침범해 멈추기도 합니다.

    벤츠와 SM5에 공통적으로 쓰인 브레이크 부품의 문제일 수도 있고, 브레이크 시스템의 구조적인 결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사고원인을 밝히고, 결함을 입증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김복만/SM5 운전자]
    "원인을 확실하게 못 찾으니까 제가 덤터기 쓴 거예요. 힘이 없다 보니까."

    국토교통부가 이들 차량의 브레이크 결함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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