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오현석
"빨리 보고 싶어요"…내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
"빨리 보고 싶어요"…내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
입력
2018-08-19 19:08
|
수정 2018-08-1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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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내일(20일) 금강산에서 2년 10개월 만에 열립니다.
저마다의 애절한 사연을 갖고 있는 여든아홉 가족이, 내일이면 금강산에서 북측의 가족과 재회합니다.
오현석 기자가 속초에서 상봉을 앞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오늘.
92살 이금성 할머니가 적십자사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집결지에 도착했습니다.
거동이 쉽지 않지만 이 할머니는 67년 전 피난길에 헤어진 네 살박기 아들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평생을 버텨왔습니다.
엄마 없이 얼마나 고생했을까, 이미 노년이 돼버린 아들 생각에 마음이 미어집니다.
[이금섬/92살]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저 그랬는데. 소식을 들으니까, 살았구나…어떻게 컸을까. 71살 될 동안 어떻게 키웠을까."
89살 유관식 할아버지는 마음속으로만 그렸던 딸과 만나게 됩니다.
유 할아버지는 1.4 후퇴 때 임신한 아내와 헤어졌고, 딸은 아직 태어나기도 전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얼굴조차 상상할 수 없는 딸에게 평생 주지 못했던 사랑을 선물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유관식/89살]
"가방에 하나 가득 넣어왔어요. 우리 아버지가 이만큼 날 사랑하는구나 (느낄 수 있게…)"
이산가족 방북단은 65년 넘게 헤어져 있던 가족들을 위한 저마다의 선물 보따리도 준비했습니다.
가방 안에 든 것은 소소한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의약품들.
"이것은 구충제가 많이 필요하다고 해서, 구충제를 오늘 아침에 스무 개나 사서…"
여조카에게 줄 위생용품을 챙겨온 가족도 있었습니다.
상봉의 기쁨이 가득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산가족들도 있습니다.
조카를 만나러 가는 이춘애 할머니는, 이번 상봉 준비 과정에서 어머니와 형제의 사망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춘애/91살]
"홀로 우리 남매를 키우셨거든요. 기가 막힌 우리 어머니…내가 아무런 효도를 못하고. 생신도 한번 못 차려 드리고…"
북쪽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여줄 앨범을 만들어 온 가족들부터, 휠체어에 의지해 방북하는 어르신까지.
[김영수/81살]
"기분이야 솔직히 말할 수 없이 좋죠. 그런데 죽기 전에 만나니까 그게 좀 다행이고…"
감격적인 상봉 하루 전, 설레임과 긴장으로 이산가족들에게 오늘 밤은 어느 때보다 긴긴 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내일(20일) 금강산에서 2년 10개월 만에 열립니다.
저마다의 애절한 사연을 갖고 있는 여든아홉 가족이, 내일이면 금강산에서 북측의 가족과 재회합니다.
오현석 기자가 속초에서 상봉을 앞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오늘.
92살 이금성 할머니가 적십자사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집결지에 도착했습니다.
거동이 쉽지 않지만 이 할머니는 67년 전 피난길에 헤어진 네 살박기 아들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평생을 버텨왔습니다.
엄마 없이 얼마나 고생했을까, 이미 노년이 돼버린 아들 생각에 마음이 미어집니다.
[이금섬/92살]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저 그랬는데. 소식을 들으니까, 살았구나…어떻게 컸을까. 71살 될 동안 어떻게 키웠을까."
89살 유관식 할아버지는 마음속으로만 그렸던 딸과 만나게 됩니다.
유 할아버지는 1.4 후퇴 때 임신한 아내와 헤어졌고, 딸은 아직 태어나기도 전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얼굴조차 상상할 수 없는 딸에게 평생 주지 못했던 사랑을 선물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유관식/89살]
"가방에 하나 가득 넣어왔어요. 우리 아버지가 이만큼 날 사랑하는구나 (느낄 수 있게…)"
이산가족 방북단은 65년 넘게 헤어져 있던 가족들을 위한 저마다의 선물 보따리도 준비했습니다.
가방 안에 든 것은 소소한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의약품들.
"이것은 구충제가 많이 필요하다고 해서, 구충제를 오늘 아침에 스무 개나 사서…"
여조카에게 줄 위생용품을 챙겨온 가족도 있었습니다.
상봉의 기쁨이 가득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산가족들도 있습니다.
조카를 만나러 가는 이춘애 할머니는, 이번 상봉 준비 과정에서 어머니와 형제의 사망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춘애/91살]
"홀로 우리 남매를 키우셨거든요. 기가 막힌 우리 어머니…내가 아무런 효도를 못하고. 생신도 한번 못 차려 드리고…"
북쪽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여줄 앨범을 만들어 온 가족들부터, 휠체어에 의지해 방북하는 어르신까지.
[김영수/81살]
"기분이야 솔직히 말할 수 없이 좋죠. 그런데 죽기 전에 만나니까 그게 좀 다행이고…"
감격적인 상봉 하루 전, 설레임과 긴장으로 이산가족들에게 오늘 밤은 어느 때보다 긴긴 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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