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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될라" 담장 허물어 물 빼…이웃 공장 침수

"침수될라" 담장 허물어 물 빼…이웃 공장 침수
입력 2018-08-31 22:13 | 수정 2018-08-3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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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폭우로 인해서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경기도 김포에서는 침수 피해를 놓고 공장 업주들끼리 싸움이 났습니다.

    자기 공장이 침수될 것 같으니까 담장을 허물어서, 옆에 있는 공장을 물바다로 만들었다는 주장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간당 30mm 폭우가 쏟아진 그제(29일) 밤.

    경기도 김포의 한 기계 공장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영상을 촬영하는 공장 관계자의 말이 조금 이상합니다.

    [공장 관계자]
    "여기 완전히 폭포다 폭포… 속 시원하십니까, 이제? 우리 침수시키니까?"

    촬영 중간에 울화통을 터트리더니.

    "이 XXX들 진짜. 이거 어디다 신고를, 저기 119에다 전화해야 되나? 112고, 119고, 빨리 전화해봐."

    물이 쏟아져 들어온 담장 쪽으로 다가갑니다.

    바로 옆 김 공장에서 5시간 전에 일부러 허문 담장입니다.

    [이명석/기계공장 직원]
    "여기로 물을 방류하기 위해서 구멍을 뚫고 있더라고요. 저희가 뚫지 말라고 항의하니까 자기들 벽은 자기 마음대로 한다고 이 벽을 허물더라고요."

    김 공장에서 중장비로 두 공장 사이를 막고 있던 1.5미터 높이 담장을 13미터 정도 부수면서, 김 공장 마당에 있던 물이 지대가 낮은 옆 공장들로 흘러내린 겁니다.

    [김근이/인근 공장 관계자]
    "안 되죠, 저렇게 하면. 느닷없이 하면 뒤에 사람들은 다 죽으라는 거랑 마찬가지지. 저거를 배수구를 뚫어서 나가게끔 하든가."

    담벼락 바로 앞에 위치한 이 공장뿐 아니라 양옆에 있는 공장까지 모두 3개 공장이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담을 부순 김 공장에선 "전날에도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어 어쩔 수 없었다"며, "근본적으로는 이 지역 배수 시설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담장을 우리가 부순 게 죄가 되진 않는다"면서 "탓하려면 폭우를 탓해야지, 자구책으로 담장을 부순 우리를 나무라선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김 공장 사장]
    "(이때까지) 자연재해로 인해서 생기는 물을 우리가 막아서 피해를 안 입혀 준 것에 대해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예요. 그렇지 않습니까?"

    침수 원인을 놓고 이웃끼리 다투고 있는 가운데, 피해를 입은 기계공장은 조만간 김 공장을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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