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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정폭력 신고했더니 "잘 맞게 생겼다" 폭언

[단독] 가정폭력 신고했더니 "잘 맞게 생겼다" 폭언
입력 2018-09-04 20:32 | 수정 2018-10-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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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 서울의 한 파출소장이 온갖 성폭력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가리켜서 "잘 맞게 생겼다"라고 말하고 또 다른 여성에겐 "여자는 개 패듯이 패야 한다"뭐 이런 말을 했다는 건데요.

    참 입에 담기도 힘들 만큼 충격적인 말들인데, 견디다 못한 부하 경찰들이 집단으로 진정을 냈습니다.

    그동안 파출소장이 어떤 이야기를 해왔는지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조희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파출소장이 근무 중에 미혼인 부하 여경에게 건넨 말입니다.

    [파출소장]
    "이마 들어봐. 못생긴 이마가 아니네. 피부가 늘어지고 그런 게 아니라 단단해."

    빨리 결혼해 애 낳으라며 이런 말도 합니다.

    "(아기를) 늦게 낳으면 애들이 000도 나오고."

    성적인 발언도 일상적이었습니다.

    "전망대에서 잘 보이면 북한 아가씨 엉덩이도 보인다는 거야."

    견디다 못한 부하 경찰관은 1년 전부터 파출소장 발언을 날짜까지 낱낱이 적었습니다.

    작년 7월 8일에는 '공부 잘하는 여경은 뚱뚱하거나 볼품없다'고 했고, 11월 17일에는 롱패딩을 입은 여경에게 '성폭행 당할 때 남자가 잘 도망가지 못하겠다'고 말한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근무 여성경찰관]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면 아래 위로 훑어보거든요. '이 롱패딩 하도 길어서 만약 강간당하면 범죄자가 못 빠져나오겠다'. 그게 너무 충격받아서 저는 바로 또 기록을 해놨죠."

    민원인과 피해자에게도 폭언을 일삼아, 11월 2일 야간 근무 때는 파출소에서 보호하던 여성을 가리켜 '개 패듯이 패야 말을 듣는다'라고 했고, 올해 4월 26일에는 가정폭력 여성 피해자를 지칭해 '잘 맞게 생겼다'라고 조롱한 걸로 나와 있습니다.

    특히 '여자가 몸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마시면 강간을 당한다'거나 '데이트 폭력은 벌금 내면 그만'이라며 범죄를 옹호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게 부하 경찰들의 주장입니다.

    [당시 근무 여성경찰관]
    "저희는 경찰관이잖아요. 게다가 요새는 성범죄도 많고… 근데 파출소장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당연히 아래 직원들도 그런 생각을 닮아간다고 해야 되나…."

    또 이런 성폭력 발언과 더불어 교대 근무로 지친 부하들을 불러내 휴일에 족구를 시키고, 근무평가를 빌미로 계속 밥을 사게 했다는 남성 경찰관 3명의 진정도 함께 접수됐습니다.

    [당시 근무 경찰관]
    "쉬는 날에 거의 반강제적으로 사람들을 불러서 족구하게 하고 플레이가 잘 안 되면 욕설하고 직원들 앞에서…."

    파출소장은 부하에게 밥을 얻어먹은 적이 없으며, 여경과 민원인에게 성차별이나 성희롱 발언을 하지도 않았다고 진정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파출소장]
    "나 그런 말 한 적 없어. 나 그리고 여경들 몇 명 근무해본 적 있지만 그분들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한 적은 없어요."

    서울지방경찰청은 현재 진정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으며, 조만간 파출소장을 불러 조사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반론보도] 파출소장 성폭력 발언 관련

    본 방송은 2018년 9월 4일자 <[단독] 가정폭력 신고했더니 "잘 맞게 생겼다"폭언> 제하의 방송에서, 서울의 한 파출소장이 온갖 성폭력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당 파출소장은 "온갖 성폭력 발언을 일삼은 사실이 없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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