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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구두까지 '앱'으로…'목 좋은 곳 1층'도 불황

맞춤구두까지 '앱'으로…'목 좋은 곳 1층'도 불황
입력 2018-09-30 20:25 | 수정 2018-09-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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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IT 기술의 발달로 소매 유통 시장의 판 자체가 바뀌고 있는 현실, 어제(29일)에 이어서 보도해드립니다.

    온라인 상거래는 이제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는데요.

    때문에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소매 자영업의 형편은 나아지기 어려울 거란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남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자동차 판매영업을 하는 송남진 씨의 사무실에 누가 찾아왔습니다.

    출장 맞춤 구두 서비스입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직접 와서 발 사이즈도 재주고 구두 공장과 직접 연결시켜줘 값도 싸게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 송 씨가 구두 가게에 가본 건 벌써 2년이 넘었습니다.

    [송남진/자동차 판매 영업직원]
    "구두를 구입하거나 수리하러 갈 시간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방문 서비스를 해주시니까 시간이 돈이다 보니까 돈을 아끼게 되는…"

    세 아이의 엄마인 고영주 씨는 아이들을 재운 밤에 스마트폰으로 장을 봅니다.

    이유식부터 과일, 채소까지 거의 모든 식재료를 밤 11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문 앞까지 배달됩니다.

    [고영주/주부]
    "마트 가는 횟수가 50% 이하로 떨어진 것 같아요."

    이 업체는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식자재를 산지에서 바로 배송하면서 신선식품을 보지 않고 사는 불안감을 없애 회원 수가 6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김슬아/식품 배송업체 대표]
    "(식품은) 자주 사야 되는 물건임에도 매번 오프라인에 가야 했던 게 불편해서 이거야말로 온라인으로 빨리 넘어와야 되는 사업인데… 어찌보면 제가 자주 가기 귀찮아서 시작을 한 게…"

    이렇게 IT 기술을 통해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O2O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매주 입을 셔츠를 집으로 가져다주는 정도는 이제 기본, 차량 정비도 찾아와서 해주고 부동산 계약을 도와주는 업체까지 그야말로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각종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간 들여 발품 팔아가며 가게에 직접 갈 일이 없어지는 겁니다.

    이런 온라인 거래의 성장속도는 무섭습니다.

    지난 2015년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거래액은 14.7%였는데 지난달에는 24.4%까지 뛰었습니다.

    소매 판매량 4분의 1이 점포를 거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O2O 서비스들은 전통적인 유통의 구조를 뿌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접 연결해주다 보니, 목 좋은 곳 1층에 번듯한 매장을 열어야 장사가 잘된다는 식의 기존 상식이 깨지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올 2/4분기 들어 상가 공실률이 10%를 넘어서면서 서울 주요 상권에도 임차인을 찾지 못한 빈 가게가 늘어나고 있고 지방의 경우는 거리 자체가 황폐화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혁신을 통해 거꾸로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중장년층 퇴직자들이 많은 한국 자영업 시장에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남석/문구점 사장]
    "나이도 있고 자금도 필요하니까 엄두가 안 나죠.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또 자영업뿐 아니라 중간 유통 과정이 줄어들면서 일자리가 더 줄어들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필상/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새로운 체제로 바뀌는 전환기에 있기 때문에 결국 고통이 많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일시적인 경기의 부침과 상관없이 전통적인 소매업 자체가 유통 기한을 다한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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