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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황의준, 윤효정

우후죽순 자영업, 폐업도 우수수…중고 그릇·수저가 넘쳐난다

우후죽순 자영업, 폐업도 우수수…중고 그릇·수저가 넘쳐난다
입력 2018-10-01 20:15 | 수정 2018-10-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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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주말, 배달앱 광고에 음식점의 생존이 달려있고 손가락 주문으로 매장이 필요 없어진 '자영업 실태'를 연속 보도해드렸는데요, 오늘(1일)은 바로 옆 가게와 정글처럼 경쟁하는 자영업자들의 현실, 또 자영업만이 제2의 선택일 수밖에 없는건지 냉정한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황의준, 윤효정 두 기자가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도시락 가게가 있던 자리에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입니다.

    8년 넘게 가게를 운영했던 39살 이 모 씨는 한 달 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잘 될 때는 하루에 800개 넘는 도시락이 팔려나갔지만, 경쟁 업체가 5개까지 불어나자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도시락 가게 폐업자]
    "뭐 하나 잘되면 주변에 유사업체들이 많이 생기잖아요. 그러다 보니 계속 개수가 주는 거죠. 도시락 나가는 개수가…"

    마지막까지 같이 일했던 직원 3명의 퇴직금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저희도 망해서 나갔는데 보증금 받고 대출 좀 더 받아서 퇴직금을 줘야 하는 그런 상황이에요."

    푸드코트에 태국 음식점을 차렸다가 2년 만에 문을 닫은 35살 김 모 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무역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열었는데, 한 달 매출은 1천 3백만 원까지 올렸지만 그때도 남는 돈은 백만 원 남짓일 때가 많았습니다.

    임대료가 4백만 원이나 됐고 원재료값과 임금도 부담이었습니다.

    [태국음식점 폐업자]
    "음식 재료값도 계속 오르는 것도 있었고, 임대료 자체가 생각한 거보다 너무 많이 포션(비중)을 차지를 했었고, 인건비도…"

    손해가 쌓여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푸드코트에 물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계약할 당시엔 굉장히 유연하게 편의를 봐줄 것처럼 구두로 하고, 힘든 상황이 되니까 나갈래도 나갈 수도 없고…"

    폐업이 속출하다 보니, 중고 물품 거래시장에선 아직 쓸만한 물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문승현/중고 주방용품점장]
    "폐업률이 좀 높아졌다고 보고요. 거기 따라서 중고 제품이 많이 들어오는 거 같습니다."

    한 중고 주방용품 판매점입니다.

    폐업한 식당에서 나온 그릇들이 이렇게 가득 진열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숫자는 568만 명, 전체 취업자 수의 20%가 넘습니다.

    이렇다 보니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 등 4개 업종에서만 지난해 48만 개 점포가 생겼는데, 같은 기간 문을 닫은 가게도 42만 개에 달합니다.

    이렇게 성공하기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창업하는 이유가 뭘까요?

    사실 재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창업을 택한 경우가 많은데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제2의 일자리를 찾은 중장년들의 모습에서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지난 2월부터 호텔 매니저 일을 맡고 있는 전현수 씨.

    54세,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2주짜리 시니어호텔리어 재취업 교육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현수]
    "취업에 있어서 정말 두려움 없이 저는 (교육) 졸업과 동시에 그 다음 날 바로 취업이 된 상황입니다."

    객실 정리나 물품 검수는 물론 직원 관리까지.

    "아이고, 이거 불량 나서 안 되겠다."

    호텔 일 무엇 하나 전 씨 손을 거치지 않는 게 없을 만큼 능숙해졌습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기분도 좋고요. 퇴근할 때도 하루 마감 잘했다 하는 생각하고 보람도 느끼고 있습니다."

    전경련에서 마련한 신중년 재취업 특강.

    지금은 일을 그만둔, 다양한 사연의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모였습니다.

    "명예퇴직 하신 분도 있고, 권고 사직 당하신 분도 있고, 정년퇴직하신 분도 있고. 일자리 원하시는 거잖아요."

    우리 국민 평균 수명 82.4세, 반면 퇴직 나이는 평균 49.1세로 당겨져, 재취업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박양래/신중년 재취업특강 참가자]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기 때문에 옛날에는 60세 정도 일을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65세, 70세 정도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문제는 일자리의 불일치, 퇴직 전 일했던 직종을 살려 다시 취업하기를 원하지만 경비나 청소 등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너무 한정적입니다.

    여행이나 헬스케어처럼 새롭게 수요가 늘고 있는 업종에 도전할 수 있게 맞춤형 교육과 일자리 연결이 필요합니다.

    [김동준/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
    "중장년들이 유휴인력이 아니고 우리나라 산업 성장을 이끈 능력 있고 가치 있는 인적 자산이라는 인식들이 확산되어야…"

    선택의 여지가 없어, 무작정 뛰어드는 창업 대신, 4.50대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 개발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윤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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