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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시간 맞추느라 헉헉…1건당 '760원' 손에 남는다

배송 시간 맞추느라 헉헉…1건당 '760원' 손에 남는다
입력 2018-10-04 20:40 | 수정 2018-10-0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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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택배업 종사자들의 살인적인 노동 환경을 MBC가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택배회사의 구조적인 횡포를 들여다보겠습니다.

    택배 기사들이 한 건 배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분 12초.

    초인적 일정 탓에 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그 책임은 온전하게 택배기사의 몫입니다.

    업무 강도는 갈수록 커지는데 배달할 때마다 받는 돈은 점점 줄고 있는 이 기형적 구조는 CJ대한통운 같은 대형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택배기사 김경환 씨는 지난달 배송 중에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고객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다가 차 앞으로 뛰어들어온 사람을 발견하지 못한 겁니다.

    [김경환/ 택배 기사]
    "순식간에 일어났죠."
    (실제 운행 중에 (고객) 연락이 많이 오나요?)
    "네, 많이 오고요. 어떤 물건인지, 언제쯤 받을 수 있는 건지…."

    업무 중 고객 응대를 하다 일어난 사고였지만 배상은 온전히 택배 기사만의 몫입니다.

    [김경환/택배 기사]
    "(사고비용 처리로) 일당으로 치면 한 3~4일 정도 일당이 훅 날아간 거죠."

    분실이나 도난사고 배상도 택배 기사 몫입니다.

    8년째 택배 일을 해 온 이민상 씨도 최근 분실된 택배값 30만 원을 전액 고스란히 물어내야 했습니다.

    [이민상/택배 기사]
    "배송시간에 너무 쫓기다 보니까 고객 얼굴도 못 보고 그냥 가요. '딩동' 물건 놓고, '딩동' 다음 장소. 분실된 건 너네가 책임져라 식이죠."

    택배 1건 배송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2분 12초.

    이렇게 속도에 내몰리는 건 기사 1인당 하루에 3,4백 개씩 물량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원의 한 물류센터 기사들은 배달물량을 줄여서 배송에 들이는 시간을 늘리는 시도를 해봤지만 석 달 만에 포기했습니다.

    [수원 물류센터 택배기사]
    "회사에서 직영 대체 인력을 투입해서 그 인력으로 대체배송을 해버리니까 그 전하고 (월급이) 100여만 원 차이가 나더라고요."

    97년 4천7백 원이던 단가는 지난해 2천2백 원까지 떨어졌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기사들은 하루 두 배 더 뛰어야 수입을 맞출 수 있게 됐습니다.

    고객이 배달료로 2천 5백 원을 결제한다면 유통업체 770원, 택배회사는 1,730원을 나눠 갖습니다.

    이 가운데 택배기사가 받는 1건당 수수료는 CJ대한통운 800원, 한진 870원, 로젠 900, 우체국 1,100원입니다.

    배송 수수료가 업계 최저 수준인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46%까지 끌어올리면서 2위와의 격차를 더 벌렸습니다.

    MBC가 입수한 CJ대한통운 대리점의 올해 하반기 계약서,

    대리점 몫을 빼고 760원만 남던 배송 수수료는 건당 750원으로 10원 더 깎였습니다.

    [김진일/전국택배노조 정책국장]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으려면 택배 단가가 정상화되고 그만큼 수수료가 올라야 합니다."

    지난해 국내 택배물량은 23억 상자.

    시장의 성장에 택배회사들은 커가지만 택배노동자들의 처지는 반대로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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