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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얼마나 아낀다고…"노인을 위한 은행은 없다"

비용 얼마나 아낀다고…"노인을 위한 은행은 없다"
입력 2018-10-09 20:28 | 수정 2018-10-0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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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은행 가시면 창구에 의자가 없어서 계속 서서 업무를 처리한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이렇게 꼼짝없이 서서 업무를 봐야 하는데요.

    은행들은 빠른 업무 처리를 위해서 의자를 없앴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노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어깨가 구부정한 할머니가 순서를 기다리다가 엉거주춤 일어나 은행 창구에 서서 업무를 봅니다.

    반면 바로 옆자리엔 젊은 여성이 의자에 앉아서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의자가 있고 없고의 기준은 뭘까.

    오른쪽 의자 없이 서 있어야 하는 곳은 입출금과 송금 같은 일반 업무를 보는 창구.

    왼쪽 의자 있는 자리는 대출이나 보험상품을 상담하는 창구입니다.

    은행들은 일반 업무는 보다 빠르게 처리하겠다며 의자를 없애고 선 채로 일을 보게끔 하는 이른바 '입식창구'를 도입했습니다.

    신한은행이 전체 지점의 66%에 입식창구를 도입했고, SC 제일은행은 81%, 기업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30%, 20%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이 보편화되면서 지점을 찾아 일반업무를 보는 고객들은 주로 장년층과 노인들.

    지점 3곳 중 2곳에 의자를 빼버린 신한은행은 일반업무창구 이용고객 44% 가, 국민은행은 49% 가 50대와 60대 이상입니다.

    [유춘강]
    "(의자)없죠. 다 서서 하지. 아, 불편하지."

    [최승미]
    "좀 앉고 싶은데, 의자가 없어서 못 앉지. 가까워서 거기 이용하는데, 의자가 없어가지고…."

    문제는 은행들이 입식창구를 도입해 실제 비용을 절감했는지에 대한 질문엔 '추정할 수 없다' 등 뾰족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

    결국 소비자 불편만 커진 겁니다.

    [제윤경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영업을 하는데 소비자들에게 불편한 영업을 강요하고 있는 은행업에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과 개혁이 (필요합니다.)"

    "은행들은 수익성이 없다며 최근 5년 새 9백 개 가까운 지점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남아있는 지점마저 의자를 제공하는 작은 편의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지금 은행들의 모습입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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