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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에 속옷까지, '하인 취급'…도 넘은 의사 갑질

밑반찬에 속옷까지, '하인 취급'…도 넘은 의사 갑질
입력 2018-10-10 20:22 | 수정 2018-10-1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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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뒷돈은 기본이고 운전기사 노릇에 밑반찬, 속옷까지.

    한 제약회사의 영업사원들이 갑질을 일삼는 의사들에게 챙겨줬다는 내용입니다.

    경찰이 한 대형 제약사의 리베이트사건을 수사하다 밝혀진 건데,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의사들의 값질 행태, 이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제약회사 전 영업사원인 A씨는 의사라는 말만 들으면 치가 떨립니다.

    [전 제약사 영업사원]
    "(의사가) '급한데 사채 빌려 쓸 정도로 급하다'..2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사채 보증을 서줬고, 그 사람 것을 대신 갚아줬어요. 제가…."

    의사가 사채를 갚지 않아 대신 갚아줬다는 겁니다.

    병원의 전등이 나가면 달려가 교체하고 의사의 차 수리도 도맡아 해줬습니다.

    [전 제약사 영업사원]
    "의사가 '뭐하노' 그러니까 '예'하고 불려갔는데, 술집에 불려갔는데 뺨까지 맞아가면서 이놈의 XX야 하면서…. 생활 속에서 이미 종이 돼 있는 거예요."

    이 영업사원이 소속됐던 제약사는 의사들에게 42억 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간도 쓸개도 다 빼줘야 한다며 '우수사원 성공사례'라는 책자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가관입니다.

    "의사한테 한참을 이유 없이 맞았다." 기러기 아빠인 의사를 위해 "어머니께 부탁해 밑반찬과 속옷을 제공"하고, 의사 자녀의 유치원 재롱잔치 때 "꽃다발을 들고 하인처럼 기다리게 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런 수모를 묵묵히 견뎌낸 직원들을 우수 사원이라고 추켜세운 겁니다.

    어떤 의사들은 자신들이 꼭 참석해야 하는 의료인 교육에 영업사원을 대신 참석시켰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일부 의사들은 영업사원들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개인병원의 원장이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강요한 진술서입니다.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쓰여 있습니다.

    가짜 진술서를 거부하는 영업사원에겐 읍소전략까지 썼는데, 그때도 의사들은 자기 살 궁리만 했습니다.

    [A의사]
    "우리가 한팀이 되면 그렇게 같이 가서 다 문제없이 나올 수도 있어요. 일단은 '돈은 전달된 적이 없다'라고 해야 해요."

    [B의사]
    "지금 되면(걸리면) 면허 취소되기 때문에 이번 한 번만 (허위진술)해주면 내가 보상은 확실히 해줄 테니까…."

    경찰은 처방 대가로 리베이트 1억 5천만 원을 받은 의사 46살 윤 모 씨를 구속하고, 의사와 사무장, 그리고 제약사 전·현직 대표 등 127명을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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