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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백만 원 내고 '뉴욕'가요"…학생부에도 '고스펙'

"4백만 원 내고 '뉴욕'가요"…학생부에도 '고스펙'
입력 2018-10-13 20:19 | 수정 2018-10-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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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학여행, 요즘은 체험학습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학생 1인당 수백만 원을 내고 해외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 자율로 정할 일이지만 해외 수학여행 경험을 입시에 편법으로 활용한다면 문제겠죠.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줄지어 비행기 티켓을 받고 있습니다.

    친구들과의 해외 여행이 설렐 만도 한데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돕니다.

    "(어디 가세요?) …선생님한테 여쭤보시는 게 나은 것 같은데…"

    행선지는 미국 뉴욕.

    9박 11일간 미국 동부와 서부를 오가며 백악관과 박물관, 국회의사당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고, 하버드 대학 등 미국 명문대학에서 특강을 듣는 일정입니다.

    학생 한 명당 경비는 4백 30만 원, 이 학교 1학년 190여 명 전원이 참가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졸업생들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했을 때 가장 인상적 교육활동 중 하나로…98% 이상이 지원을 하고 희망을 하거든요."

    올겨울, 미국 동부로 체험학습을 떠날 계획인 한 공립고등학교도 1인당 3백40만 원의 비용을 책정했습니다.

    지난 3년간 학생 한 명당 경비가 1백만 원이 넘는 해외 체험학습을 다녀온 초중고등학교는 전국 97곳.

    이 가운데 9곳은 3백만 원이 넘었고, 2곳은 4백만 원이 넘었습니다.

    제목은 문화 체험, 직업 체험, 글로벌 인재 양성 등으로 다양하지만 일정은 여행사의 관광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은순/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업체한테 맡겨서 다 관광성으로 하기 때문에 안전과 교육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봐요. (학교가) 오히려 불필요한 해외여행을 조장하지 않나…"

    그런데도 굳이 학교에서 해외여행을 가는 건 대학 입시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라는 게 학원가의 설명입니다.

    [입시업체 관계자]
    "별 편법을 다 만드나 봐요. (해외에) 갔다 오면 체험기 있잖아요. 이런 거 써서 (교내) 대회 열어서 상 하나 주고 그러는가 봐요."

    학교생활기록부에 해외 경험은 직접 쓸 수 없게 돼 있지만, 해외 체험에 대한 교내 수상 경력은 기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학교 해외 여행이 입시에서 편법으로 활용되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만큼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해영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에서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교육 불평등 해소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고요."

    하지만, 교육당국은 학교 해외 여행을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학교 자율인 만큼 강제하기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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