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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줄줄 새는데…운행에 지장 없어 리콜 안 한다?

물 줄줄 새는데…운행에 지장 없어 리콜 안 한다?
입력 2018-10-14 20:20 | 수정 2018-10-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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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GM대우의 중형 승용차 말리부의 뒷유리와 트렁크에서 물이 줄줄 새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말리부 차량 소유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제작 결함은 아니어서 제조사가 리콜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박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대 운전자 김 모 씨는 얼마 전 트렁크를 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예비 타이어를 담아두는 트렁크 안쪽에 물이 고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쏟아진 비를 맞은 뒤였습니다.

    [김 모 씨/피해 차주]
    "혹시나 안쪽에 부품 같은 거에 물이 들어가거나 이러면 위험할 수 있잖아요. 깜짝 놀라서 발견하자마자 컵으로 막 퍼냈어요."

    해당 차량은 2016년 7월에 생산된 GM대우의 중형 승용차 말리부.

    주행거리도 3만km 정도 밖에 안 된 최신형 차량인데, 차 안으로 물이 샌 겁니다.

    물기를 싹 말린 해당 차량의 뒷유리에 5리터 이상 물을 뿌려봤습니다.

    잠시 뒤 트렁크를 열자 트렁크 안에는 이렇게 마른 휴지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물이 고였습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지정 정비소를 찾아갔지만 더 큰 정비소로 가라는 말뿐입니다.

    [정비소 관계자]
    "저희도 모르죠. 이런 건 사업소 들어가셔야 할 것 같은데…"

    물이 새는 현상은 이번뿐이 아니었습니다.

    밖에서 스며든 물이 뒷좌석으로 줄줄 흐르고, 내부 천장이 축축하게 젖는 현상도 수차례 발견됐습니다.

    구매한 사람들의 인터넷 동호회에는 이미 누수 피해 사례가 수두룩했습니다.

    [말리부 차주]
    "천장 누수였어요. 천장이나 이런데 다 오염이 돼 버린 그런 차들이 문제였죠."

    누수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국토부가 교통안전공단에 지시한 말리부 실내누수 제작결함조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차량 외부에 물을 뿌릴 경우 뒷유리에 달린 차량 보조 브레이크등을 통해 실내로 물이 들어온다고 써 있습니다.

    이 브레이크등에서 시작된 누수는 내부 차체를 타고 들어와 좌석 옆으로 흐른다는 분석도 담겼습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
    "보조제동등 고정하는 너트가 약간 풀리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상황이 이런데도 교통안전공단의 결론은 '제작결함이 아니다' 였습니다.

    현행법 따라 안전 운행에 치명적인 지장이 없으면 제작결함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녹도 많이 생기지만 전자 제어 장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요. 문제가 생기게 되면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가 있고요."

    분명하게 드러난 결함에도 자발적 리콜이 이뤄지지 않자, 개인 차주들은 차에 물이 새고 나서야 수리를 받는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이헌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부나 제작사가 의무적으로 리콜을 하든지 배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문제가 된 차량은 재작년 5월부터 작년 8월까지 생산된 5만 8천여 대입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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