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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기술 뺏기고 사용료까지 물어"…막막한 중소기업

[소수의견] "기술 뺏기고 사용료까지 물어"…막막한 중소기업
입력 2018-10-14 20:25 | 수정 2019-10-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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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듣고 대신 따져 묻는 소수의견입니다.

    한국주택공사, LH가 개발해 도입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술이 중소업체의 핵심 기술을 도용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업체는 30억 원을 투자해 기술을 개발해서 특허까지 받았는데 LH 공사에 빼앗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홍의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의 한 아파트 단지.

    가정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을 싱크대에 넣기만 하면 순식간에 가루가 돼 사라집니다.

    번거롭게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갈 필요가 없다 보니 주민들 만족감도 높습니다.

    [아파트 주민]
    "사용하면서 제가 많이 편해지고, 냄새 안 나고 주방이 깨끗해지고 청결한 거…."

    음식물쓰레기를 거름으로 바꿔주기도 해 농작물을 키우는데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싱크대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잘게 갈려 관을 따라 지하 임시저장고에 모입니다.

    이어 특수 발효장치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면 퇴비로 바뀌게 됩니다.

    LH는 이 기술을 자체 개발한 것이라 홍보해왔고 2년 전에 특허까지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특허청은 특허를 받을 만큼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며 계속 반려시키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 중소기업은 자신들이 이미 갖고 있는 특허와 내용이 같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LH가 특허신청한 자료를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모인 음식물 쓰레기가 섞이는 저장 탱크인데요.

    LH와 중소기업 제품을 비교해보겠습니다.

    한눈에 봐도 외관이 거의 흡사합니다.

    이번엔 내부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수분을 분리해내는 핵심 부품, 실린더인데요.

    이것 역시 원통 안에 나선형 부품이 있는 게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중소기업 것은 이 실린더가 한 개, LH는 두 개라는 것만 다릅니다.

    이번엔 이 기계에 대한 실험 결과입니다.

    실험 항목과 결과에서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일치하는 수치.

    모든 게 찍어낸 것처럼 똑같습니다.

    같은 기술이라는 의심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배우근/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석좌교수]
    "소수점까지 같은 수치가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어려운 정도를 넘어서 불가능합니다."

    이 중소기업은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0년간 30억 원을 투자했고 6년 전에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품 판매, 즉 아파트에 설치하기 위해 LH를 만났습니다.

    지난해 LH는 아파트 단지 안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을 시범 도입하기로 하고 입찰을 거쳐 이 중소기업을 선정했습니다.

    LH는 수시로 업체 측에 장치의 설계도면과 핵심기술의 원리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중소기업 사장]
    "담당연구원이 요구하는 요구하지 않더라도 실험 데이터라든지, 샘플, 영상, 국회 포럼자료 기타 실험자료까지 꾸준히 제공해왔습니다. 지금에 와서 자기 제품인 양, 자기 기술인 양, 자기가 마치 원조인 양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은…."

    LH는 2년 전 자체 개발을 마치고 특허신청을 냈다며, 설치 과정에서 LH의 기술을 활용하는 대가로 심지어 이 중소기업에게 기술사용료로 1억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업체는 앞으로 이 제품을 판매하려면 앞으로도 계속 LH에 기술사용료를 내야 합니다.

    MBC 취재진의 질문에 LH는 일단 업체의 자료를 활용한 건 맞다고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기술은 전혀 다른 거라고 맞서며, 업체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정당한 거라고 주장합니다.

    [최종수/LH 토지주택연구원 실장]
    "이 기술은 LH가 2007년도부터 10년 이상 개발해온 기술이거든요. 이 용역의 결과로 얻어지는 모든 결과물은 발주청에 귀속되는 겁니다."

    업체 측은 LH가 이 기술에 대해 소유권을 계속 주장하면 국내 사업을 접어야 할 것 같다 말합니다.

    [중소기업 사장]
    "대한민국에 이 시스템을 단 한 군데도 설치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기술을 뺏어가고 기술료를 요구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앞으로 우리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것을 계속적으로 더 일을 하는 만큼에 대한 기술료를 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완영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기술 탈취를 시도하는 정황과 우월한 위치에서 부당한 기술료 징수, 그리고 부당한 행사비 강요 등이 포착이 되고 있습니다."

    거래 과정에서 대기업에 기술이 유출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 중 1/3 이상은 제대로 된 항의조차 못했다고 합니다.

    말로만 상생을 외칠 게 아니라 그저 공정하고 동등한 환경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게 이들의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소수의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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