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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80원 깎아줘도 정유사가 40원 삼켜…이번엔?

정부 80원 깎아줘도 정유사가 40원 삼켜…이번엔?
입력 2018-10-15 20:36 | 수정 2018-10-1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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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치솟는 기름 값 에 정부가 유류세를 낮추기로 했는데 그러면 실제로 주유소 판매가는 얼마쯤 내려갈까요?

    10년 전에도 정부가 유류세를 내린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면 유류세를 낮췄을 때 누가 좋아할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노경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정부는 유류세를 10% 인하했습니다.

    리터당 휘발유는 82원, 경유는 58원 세금을 깎아줬습니다.

    세금을 낮춘 만큼, 판매가도 낮아졌을까요?

    2008년 3월 유류세 인하 첫날 기사입니다. 보시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국도변이나 지방의 경우 기름 값을 내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유소 관계자]
    "(세금 내리기 전에) 비싸게 주고 사왔잖아요. 80원 정도 내려야 되는데, 남는 거도 없는데, (재고는) 다 떨구고 가야죠. 손해 볼 순 없잖습니까?"

    실제로 유류세를 내린 이틀 뒤 당시 정부가 전국 주유소 판매가를 점검했더니, '휘발유는 리터당 40원 내외, 경유는 30원 내외 내린 걸로 조사됐습니다.

    정부가 유류세를 낮춘 액수의 딱 절반 수준만 내린 겁니다.

    왜 세금은 낮췄는데, 기름 값은 반밖에 안 떨어졌을까요?

    먼저 유통 과정상 시차 때문인데요.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 출고가가 주유소 소비자가로 반영되는데 통상 일주일이 걸립니다.

    정유사가 세금이 내린 만큼 싼값에 주유소에 팔아도, 주유소는 일주일 뒤에나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럼 일주일 뒤에는 리터당 80원이 떨어졌을까요?

    이번에는 그 사이에 더 오른 국제유가가 반영됩니다.

    2008년을 보면 유류세를 낮춘 첫주에는 29원이 떨어졌지만, 휘발유 값은 3주 뒤부터 오히려 더 비싸졌고, 경유는 한 달 만에 106원이나 올랐습니다.

    세금을 10% 깎아줘 봐야 국제유가가 더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름 값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당시 정유사들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유사와 주유소가 중간에 얼마나 마진을 붙일지는 자유여서, 실제로 세금이 내린 만큼 낮추고, 국제유가가 오른 만큼 올렸는지는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어떨까요?

    역시 국제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주 국내 휘발유 값은 한주만에게 무려 리터당 15.4원이나 급등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정유사 출고가와 주유소 판매가격이 모두 공개돼 좀 더 투명해졌습니다.

    유류세 인하로 정유사와 주유소만 이익을 올리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뒤따라야겠습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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