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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차량 질주에…시민은 '추격전' 경찰은 '늑장출동'

만취차량 질주에…시민은 '추격전' 경찰은 '늑장출동'
입력 2018-10-16 22:35 | 수정 2018-10-1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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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만취한 운전자가 무려 46분 동안이나 고속도로와 시내 도로를 질주하다가 사고를 냈습니다.

    이를 발견한 시민이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하고 직접 뒤를 쫓아갔는데 정작 경찰은 한참이 지난 뒤에야 도착하면서 늑장대응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젯밤 서울 외곽순환도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차로를 넘나들더니 옆 차량과 부딪칠 뻔합니다.

    이를 본 운전자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뒤를 쫓기 시작합니다.

    [신고자-경찰 통화]
    "여기 위치가 계산동 옆쪽으로 지나가고 있거든요. (계산동 옆으로 몇 차로로 가고 있어요?) 지금 1차로 2차로 계속 휘청휘청 거려요."

    그 사이에도 승용차는 또다시 비틀거리며 아찔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음주 차량 운전자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 뒤 노상방뇨까지 하고 다시 차를 돌려 시내를 15분간 질주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신고자-경찰 통화]
    "(순찰차는 확인이 안 돼요, 신고자분?) 예… 제가 비상등을 켜고 갈까요? (예 비상등 좀 켜주세요.)"

    또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한 음주 차량, 한참 동안이나 뒤쫓는데도 경찰이 나타나지 않자 신고자도 답답해합니다.

    [신고자-경찰 통화]
    "지금 몇십 분째 따라가고 있는데 경찰이 안 보여요… (지금 금천 쪽 지나셨나요? 일직 분기점 지나셨나요?) 아…"

    결국 경찰이 도착했지만, 아슬아슬한 추격전이 시작된 지 46분 뒤였습니다.

    [신고자-경찰 통화]
    "옆에 보이네요 경찰차. (아 경찰차 보여요?) 네 지금 따라붙으셨네요."

    음주 차량은 순찰차를 피해 도주하다, 북수원 나들목 인근 졸음 쉼터에서 멈춰 서 있던 차량 두 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차는 반파됐고, 쉼터에서 쉬고 있던 다른 운전자 한 명이 다쳤습니다.

    음주 차량의 운전자는 47살 강 모 씨.

    검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47%, 만취상태였습니다.

    신고자는 경찰이 나타나지도 않는데 자신이 왜 음주 차를 뒤쫓아야 하는지 후회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찬수/음주 차량 신고자]
    "다 아실 거예요, 어떤 감정인지는. 일단은 답답하고 내가 지금 왜 이 사람을… 경찰도 따라오지 않는데, 이 사람을 내가 뭐하러 이렇게 계속 추적을 해야 되나…"

    경찰은 차적을 조회해 운전자가 집으로 가는 경로에 순찰차를 배치했지만, 차량이 계속 경로를 바꿔가며 도주해 대응이 늦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
    "(음주 차량이) 진행하다가 유턴을 한다든지 신호위반을 하고 간다든지 예상 경로를 벗어나는 행동을 많이 했죠. 그러다 보니 우리 순찰차가 발견을 못한 거죠."

    또 인근 관할 경찰서까지 모두 공조를 하고 있었다며, 관할 따지다 늑장 대응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김세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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