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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하면 척척' AI…'불안·고독'도 해소할까?

'말만 하면 척척' AI…'불안·고독'도 해소할까?
입력 2018-10-21 20:30 | 수정 2018-10-2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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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방 안의 불을 켜고 끄는 일, 원하는 음악을 골라 듣는 단순한 일들.

    이런 일상적인 일들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게 된다면 누구나 좌절감을 느낄 것입니다.

    AI와 음성인식 기술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필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7년 전 자전거 사고로 목을 다쳐 전신이 마비된 이원준 씨.

    방 안의 전등을 켜고 끄는 일이나 TV, 에어컨을 작동하는 건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원준]
    "주무시는 어머니나 아이들을 깨워야 된다거나 이런 경우가 꼭 발생하게 되고 근데 오히려 그렇기보다는 꾹꾹 참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그러나 AI 스피커가 나온 뒤 삶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로도 말만 하면 AI 스피커가 전등을 켜고 꺼 줍니다.

    "주방 불 켜줘. (네~알겠어요.)"

    듣고 싶은 음악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습니다.

    "천태만상 틀어줘. (윤수현의 '천태만상'을 재생합니다.)"

    일거수일투족을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힘겨운 몸.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서, 떨어졌던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원준]
    "정말 별거 아닌 거 같은 이런 기기를 스스로 해내가면서 자존감 자체가 다시 회복이 되는… 그 자존감으로 인해서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 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요."

    송봉례 할머니는 집에 오면 AI 스피커부터 부릅니다.

    "안방 불 켜~ (안방 조명을 켰어요.)"

    남편과 사별한 뒤 20여 년간 늘 혼자였던 할머니.

    할머니는 썰렁하기만 했던 집에서 말 상대를 해 주는 AI 스피커가 손자처럼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송봉례]
    "우리 손자 새끼가 하나 있는 거 같아서 얼른 오고 싶어서 좋고…다정다감하니까, 내가 하라는 거 다 하잖아."

    누군가와 말을 주고받는 건 사람의 본성에 해당하고 특히,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는 절실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김현미/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장]
    "내가 뭘 물어보고 싶지만 나에게 대답을 해주는 사람들이 없다라는, 거기서 오는 외로움, 소외감 이런 게 상당히 강하세요."

    독거노인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생활관리사의 도움을 받는 노인은 20%도 채 안 됩니다.

    [김현미/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장]
    "그 노인들을 보필할 수 있는 인력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로 사회가 가다 보니까, 그런 인력을 활용하는 대체적인 부분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는 겁니다."

    중증 장애인의 손발이 되고 소외된 이들의 말상대를 해 주는 AI.

    AI 스피커는 단순히 편리한 기술을 넘어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MBC뉴스 이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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