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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필요하신 분"…사채 '수렁'에 52만 명이 손 내민다

"돈 필요하신 분"…사채 '수렁'에 52만 명이 손 내민다
입력 2018-10-23 22:49 | 수정 2018-10-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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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금융당국이 사상 처음으로 사채 같은 불법 사금융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법 테두리 밖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52만 명.

    빌린 돈은 6조 8,000억 원 정도였습니다.

    연 100%가 넘는 고금리도 여전했습니다.

    홍의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자영업자들의 작은 식당들이 모여있는 먹자골목.

    길거리에도 가게 문 앞에도 작은 명함들이 놓여있습니다.

    10분 정도 골목을 돌았는데 수십 장을 모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모두 쉽고 편하게 돈을 빌려준다는 광고 명함들, 상당수는 미등록업체나 사채 같은 불법 대출을 해주는 곳입니다.

    작은 고깃집을 하는 김 모 씨는 가게 사정이 나빠져 이런 불법 대출에 손을 댔습니다.

    [김 모 씨/불법대출 피해자]
    "제가 갑자기 너무 급하게 필요했을 때는 메모지, 전단지 그런 거 보고도 전화를 하게도 되고…"

    연 200%가 넘는 고리였지만, 돈을 빌릴 데가 없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 같은 경우는 대출이 거절되는 게 많아요."

    1천만 원, 또 1천만 원 빚은 1년 새 1억 5천만 원으로 불었습니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 불법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 3명 중 1명은 김 씨 같은 자영업자였습니다.

    고리만큼 무서운 건 돈을 못 갚을 때 당하게 되는 불법 추심입니다.

    불법 대출 이용자의 약 9%가 불법 추심을 경험했는데, 3명 중 2명은 아예 신고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복도 두렵지만, 돈을 더 빌려주는 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고할 생각을 못 해요. 일수나 사채를 쓰게 되면 압박감이 생겨요. 매일매일 문자가 오니까. 일수의 노예가 돼요."

    이렇게 불법 대출을 쓰는 사람은 52만 명, 빌린 돈은 6조 8천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이 고리 사채의 늪에서 나올 수 있도록 저금리 대출 전환, 채무 조정 등 정책적 지원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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