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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버지 면접 봐 입학, 아버지 지도로 논문…"죄다 A+"

[단독] 아버지 면접 봐 입학, 아버지 지도로 논문…"죄다 A+"
입력 2018-10-26 20:24 | 수정 2018-10-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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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의 한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니는 학생을 둘러싸고 특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수인 아버지가 입학 때는 면접관이었고 대학에 들어와서는 지도교수였습니다.

    아버지 수업을 들으면 A 플러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11월에 열린 한중일 미술 교류전에 출품된 작품입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은 한국의 차세대 미술가로 소개된 김 모 씨.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박사과정인 김 씨는 같은 대학 지도교수인 아버지 추천으로 전시회에 참여했습니다.

    [김OO 교수/동국대학교 예술대학]
    "(거기 나갈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신 거죠?) 아니 지금 그건 순전히 주관적인 문제 아니에요? 그건 개인적인 것이지."

    아들 작품을 국제 교류전에 추천한 아버지.

    아들이 대학원에 지원할 땐 면접관이었고, 대학원에 들어온 뒤엔 지도교수였습니다.

    박사과정을 다니는 동안 아들은 모두 12과목을 들었는데, 아버지가 가르친 4과목에서만 A+를 받았습니다.

    특혜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아버지인 김 모 교수는 "출석 잘하고 발표도 다 하면 모두 A+를 줬다"고 말합니다.

    "특별하게 아들이라고 A+ 준 것은 아닙니다. 같이 지금까지 수업들은 사람 중에서 출석 열심히 하고 발표했으면 A+ 안 받은 사람 있는지 보세요. 다 A+ 줬어요."

    아버지가 지도교수라서, 아들은 박사학위 논문 쓸 때도 아버지 지도를 받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학업을 병행한 아들은 입학한 지 4년도 안 돼 논문 초록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학생들한테 물어보니 "초록 쓰기까지 보통 5-6년 걸린다"며 "그 정도면 빠른 편"이라고 했습니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대학원생]
    "2015년도에 입학을 해서 2018년에 초록을 쓴다는 것 자체는 초인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볼 수밖에…. 더군다나 직장생활 하면서 이렇게 단시간 내에 논문을 쓸 수 있지는 않거든요."

    아버지는 아들이 박사과정에 입학할 때 해당 학과에 교수가 자신밖에 없어서 지도교수가 된 거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김OO 교수]
    "입학 때부터 (교수가) 나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뭐 아무 문제가 없는 줄 알고 (지도교수를) 했는데…."

    하지만 학교 측은 이달 초에 아들의 지도교수를 다른 교수로 바꿨습니다.

    아버지가 아들 박사 논문을 지도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대학원생]
    "교수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그것이 과연 일반적 상식으로 봤을 때 분명히 허용되지는 않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거죠."

    취재하는 동안 아버지는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박사과정에 지원할 때 다른 면접관들에게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겼을 정도로 특혜를 주지 않기 위해 오히려 더 노력했다는 겁니다.

    "다른 교수 네 사람이 같이 심사를 하는데, 내 아들이라고 밝힌 적 없습니다.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아버지가 교수인 대학원에 입학해 수업을 들고, A+를 받고, 논문 지도를 받고 이런 것들이 모두 규정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걸 금지하는 학칙 조항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은 "상식적으로, 아들이 입학한다는 걸 당연히 교수가 학교에 얘길 해야 했다"면서 "다음 학기부턴 친인척이 면접에 못 들어가도록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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