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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증거 되살리는 디지털 포렌식…"지워도 소용없다"

삭제된 증거 되살리는 디지털 포렌식…"지워도 소용없다"
입력 2018-10-28 20:23 | 수정 2018-10-2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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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블랙박스나 CCTV 영상은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결정적인 단서로 활용됩니다.

    그러다 보니 범죄를 감추기 위해서 증거를 인멸하는 일도 많아졌죠.

    삭제된 증거를 되살리는 디지털 포렌식 현장을 박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0월, 한국인과 베트남 선원 10명을 태우고 복어를 잡던 흥진호가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습니다.

    나포 7일 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흥진호 선원들은 간첩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배의 항적 기록을 누군가 고의로 다 지워 뭔가 은폐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겁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항적기록 복원에 나섰습니다.

    배의 항적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은 철저히 암호화돼 있어 한 번 지우면 복원하는 게 매우 힘듭니다.

    그러나 국과수 연구진은 기록장치에 남겨 진 작은 칩 하나를 치열하게 파고들어 항적을 복원해 냈습니다.

    [이정환/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사]
    "내장 메모리에 암호화 되어 있는 데이터를 그 암호를 해제하고, 분석을 해서 항적 기록을 찾은 거죠."

    이렇게 복원된 흥진호의 나포 당시 항적입니다.

    간첩선이라면 곧장 북으로 갔을 테지만, 흥진호는 선원들 주장대로 복어를 잡기 위해 어장 주변을 갈 짓 자로 오가다 북한 원산으로 끌려갑니다.

    흥진호 선원들은 간첩 누명을 벗고 풀려났습니다.

    이 영상은 한 음주운전자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음주운전을 입증할 결정적인 부분을 지워 없앴습니다.

    그러나 국과수 복원팀의 손을 거치자 운전자가 음주 상태에서 도로 구조물을 들이받는 모습과 난폭 운전을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블랙박스 영상도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프로그램이 암호화돼 있어 고도의 복원기술이 필요합니다.

    [이정환/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사]
    "컴퓨터 공학, 프로그램, 수학적인 부분까지 들어가야 정확한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야 될 일이 많죠."

    디지털 공간에서 기록을 지우려는 자와 복원하려는 자.

    쫓고 쫓기는 범죄와의 전쟁에서 한 발짝 더 앞서기 위한 경쟁이 숨 가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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