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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맨] 청년과 시장, '잘못된 만남?'

[로드맨] 청년과 시장, '잘못된 만남?'
입력 2018-10-28 20:32 | 수정 2019-02-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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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길 위에 답이 있다, 뉴스데스크 로드맨입니다.

    청년몰 들어보셨나요?

    전통시장의 노하우와 청년들의 창의성을 결합하자는 사업이었죠.

    이렇게 파릇파릇 피어났던 청년몰, 지난 3년간 전국에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이런 낙엽 신세라고 합니다.

    폐업했거나, 위기에 빠져있죠.

    오늘 로드맨에서는 청년몰, 뭐가 문제인지, 또 해결책은 없는건지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온 곳은 대전의 한 전통시장입니다.

    지난해 6월 이곳에 청년몰이 조성됐다고 하는데요.

    어디에 있는지 한 번 찾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청년몰이 어디에 있어요? (저기…)"

    시장 중심부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이고요.

    거의 시장 끝까지 다 왔거든요.

    여기…그런데 아직도 올라가야 하네요.

    3층에 있다고 나와있거든요.

    자, 드디어 찾아서 우여곡절 끝에 왔습니다.

    저희가 손님들이 많이 차 있는 모습 볼 수 있는데요.

    [박옥자/손님]
    "백종원 프로그램(에서 봤어요.) 자주 보다 보니까 한 번 가보자…"

    [박병수/손님]
    "사실 방송(예능 프로그램) 나오기 전까지는 모르다가 방송 보고 '이런 데가 있구나' 하고(왔어요.)"

    [장민욱/'청년구단'상인]
    "또 몰라요. 이게 언제까지 잘 될지 몰라서 두렵기도 하고요. 다시 옛날(방송 전)로 돌아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제일 크죠."

    그나마 이렇게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곳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이곳은 서울의 한 대학가에 조성된 청년몰 거리인데요.

    지금 상황 좀 살펴볼까요.

    자, 이쪽에 보시면은 청년몰 마크가 이렇게 붙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밑에 보시면 전단지랑 광고지들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이쪽도 사정이 비슷한데요.

    [인근 상인]
    "(이화 52번가는 어떻게 된 거예요?)다 망했어. 52번이고 62번이고… 앞 라인이고 뒷 라인이고 최악이야."

    [한영미/상인]
    "(청년들이)결국은 1년 하면 다 나가더라고요. 임대료를 보전해주는 것에 대해서 쉽게 생각한 게 아닐까 싶어요."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500곳 가까운 청년 가게가 정부 지원을 받고 생겨났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지금까지 확인된 곳만 따져봤더니 남아있는 곳은 200여 곳 정도에 불과합니다.

    전체의 약 40% 수준입니다.

    위기의 청년몰, 입지가 나빠서, 또는 청년들이 서툴러서이기 때문일까요?

    청년몰, 왜 어렵나? 깔끔하게 정리해드립니다.

    먼저 신청 절차부터 볼까요?

    각 지역 청년사업단에 이메일로 사업계획서를 보내고, 면접이나 프리젠테이션을 한 번만 거치면 청년몰 가게를 창업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심사를 맡은 사람들도 대개 공무원이나 교수들입니다.

    전통시장에 대한 이해가 낮을 수밖에 없겠죠?

    이렇게 청년몰에 입점해도 제대로 된 노하우를 전수받기는 어렵습니다.

    정부가 1년 단위로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다 보니 급하게 개업을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는 겁니다.

    또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기발한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둔 청년몰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뒤로, 이른바 '남이 잘 되면 다 따라하는 문화' 탓에 청년몰이 수요도 예측하지 않고 우후죽순 늘어났다는 겁니다.

    제가 그 현장에 왔습니다.

    이곳은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인데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 번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일 낮시간인데도 손님들이 적지 않습니다.

    [박혜진/손님]
    "잠깐 봤는데 그래도 젊은이들이 지나다닐만한 거리? 예쁘고 세련된 것 같아요."

    [마덕진/청년몰 상인]
    "여기 와가지고 어떻게 보면 꿈을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서(좋죠.) ((하루에) 많이 팔 때는 얼마까지 팔아봤다?)세자릿수(1백만 원)까지는 더 넘게 팔아봤으니까…"

    이곳은 전주 중앙시장의 청년몰입니다.

    조금 전에 보신 남부시장에서 불과 2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요.

    원래 이쪽 2층으로 올라가면 청년몰들이 있던 곳인데요, 지금 10곳이 입점했었는데 지금 문이 잠겨 있고요.

    [중앙시장 상인]
    "거기(남부시장)는 한옥마을이 좀 가까우니까 그나마 좀(낫고…) 여기는 완전히 재래시장이잖아요."

    바로 옆에 있는 서부시장 청년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보시면 축하 화환이 아직 남아있는데요.

    1층 전부 비어 있는 상태고요.

    크리스마스 때 아마 이벤트를 했던 걸로 추정이 되는데 그런 흔적들만 조금 남아있고…

    [김진희/'청년시전' 상인]
    "그래도 적자를 안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외부 활동도 하고, 자체적으로 행사도 뛰고요."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이 성공한 이후에 이곳을 포함해서 전주에만 2곳, 또 군산에도 한 곳의 청년몰이 더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들 세 곳의 폐업률은 70%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청년몰 사업에 정부는 지난 2년간 2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정부, 대책은 있나? 깔끔하게 정리해드립니다.

    정부는 폐업하지 않고 살아남은 기존 청년 상인들을 집중적으로 도와줄 계획입니다.

    이들에게 지원금도 더 주고, 가게 입지도 개선해준다는 겁니다.

    또 선발 기준을 높이는 대신, 한 번 창업하면 실패하지 않도록 사후 관리를 해주는 전담조직도 꾸릴 예정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도 남습니다.

    죽은 상권에 청년들을 밀어넣는 건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요.

    현실적으로 선발 기준을 어떻게 강화할지도 궁금합니다.

    이에 대한 중기부의 대답을 들어봤습니다.

    [김정일 과장/중소벤처기업부 시장상권과]
    "새로 시작하는 것(청년몰)은 핵심 상권 쪽으로 많이 조성을 할 거고요. (선발 기준은)각 청년몰별로 뽑던 것을 중앙에서 전국 단위로 모집해서 기업가 정신·전문성 등을 평가한 후에 최종적으로 선정할 예정입니다."

    물론 청년몰뿐만 아니라 최근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몰은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제대로 일하려는 청년들을 잘 선발했는지, 또 그에 맞는 적절한 지원은 해주고 있는지 더 날카롭게 감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침 정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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