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홍의표

"어르신 안전한 펀드예요"…권하는 대로 들었더니 '고위험'

"어르신 안전한 펀드예요"…권하는 대로 들었더니 '고위험'
입력 2018-10-30 22:08 | 수정 2018-10-30 22:10
재생목록
    ◀ 앵커 ▶

    증권사나 은행에서 파는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수익성이 높은 만큼 손실 위험성도 커서 투자자에게 상세한 설명을 하도록 의무화되어있는데요.

    금융당국이 '미스테리 쇼핑'방식으로 투자자를 가장해서 조사해봤더니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홍의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은행 상담창구를 찾아가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묻자, 곧바로 상품 추천부터 시작합니다.

    [은행 상담직원]
    "지수연계 상품 같은 경우에는 상품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희가 추천을 해서 안내를 해 드리면 되죠?"

    투자자 보호제도에 따라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 성향분석부터 해야 하지만 생략했습니다.

    또 다른 은행에선 ELT라는 파생금융상품을 추천합니다.

    상품 위험성을 설명해줘야 하는데, 그저 손실 난 적 없다는 말만 강조합니다.

    [은행 상담직원]
    "이 ELT가 나온 지가 11년, 12년 정도 됐어요. 그런데 여태껏 한 번도 손실이 난 적이 없어요."

    금융감독원이 29개 은행과 증권사의 점포 440곳에 대해 이 같은 '미스테리 쇼핑' 방식으로 파생상품 판매실태를 점검한 결과, 10곳 중 4곳이 70점에도 못 미쳤습니다.

    5단계의 평가에서 은행은 하나, 농협, 신한 등 5곳, 증권사는 유진투자증권 1곳이 최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투자자 성향분석 없이 상담부터 진행하거나, 투자설명서를 주지 않기도 했고, 상품 가입 때 녹취를 안내하고 동의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는 금융사도 있었습니다.

    특히 고령투자자의 경우, 전담창구 설치, 녹취 의무화, 신중한 선택을 위한 2일간의 숙려기간 등 보호 제도가 강화됐지만, 지키지 않는 금융사가 많았습니다.

    하나은행의 경우, 주로 노년층을 상대로 파생상품을 8천억 원 넘게 불완전 판매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금감원 검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최고 위험' 등급인 상품을, 실제 직원용 내부자료에서는 '중위험'으로 분류해놓은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송동훈/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국 팀장]
    "나이가 많으신 점을 고려해서 금융회사 영업점 차원에서는 투자 권유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금감원은 금융사들 스스로 판매 관행을 바꾸도록 한 뒤, 개선되지 않을 경우 현장검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