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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CJ대한통운 탓에 택배 노동자 숨졌다?

'빨리빨리' CJ대한통운 탓에 택배 노동자 숨졌다?
입력 2018-11-01 20:27 | 수정 2018-11-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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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석 달 전 아르바이트생이 감전사했던 CJ대한통운의 물류센터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또 숨졌다는 소식, 어제(31일) 보도해드렸죠.

    그런데 사고 영상을 보면 궁금한 대목이 생깁니다.

    택배 상자를 나르던 노동자가 왜 물류센터 내부가 아니라 외부 도로에서 숨졌냐는 겁니다.

    이 물류센터의 구조적 문제가 죽음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게 곽승규 기자의 취재 결과입니다.

    ◀ 리포트 ▶

    어제 공개된 사고 장면입니다.

    후진하던 화물차가 옆에서 택배를 싣던 노동자를 보지 못한 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사고 장소는 차들이 다니는 도로, 택배 노동자는 왜 그곳에 나와 있었을까요?

    물류센터에는 택배를 싣고 내리는 동안 화물차가 멈춰 있는 공간, '도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물류센터는 도크와 도크 사이의 공간이 지나치게 좁아 택배를 싣고 내릴 때 컨테이너 박스의 문조차 닫을 수가 없습니다.

    문을 열 경우 옆 차와 부딪히게 됩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택배 물건을 다 실은 뒤 컨테이너 박스 문을 닫기 위해 도로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현직 화물차 운전기사는 "다른 곳은 물류센터 안에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었지만 신탄진은 도크 간격이 좁아 불가능했다"며, "길에서 문을 여닫으니 늘 위험했다"고 말했습니다.

    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도 화물차 운전기사의 증언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허서혁/대전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장]
    "도크끼리 간격이 너무 좁아서 옆에 차량이 있으면 문을 닫을 수 있는 구조가 안 됩니다. 결국에는 사업장 시설물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사고가 난 대전 신탄진 물류센터는 CJ대한통운의 핵심 허브 물류센터로 가장 많은 물류량을 소화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 보니 더 빨리,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CJ대한통운 측이 도크 수를 늘리고 도크 사이 간격은 좁힌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향후 경찰조사를 통해 밝혀질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택배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난 신탄진 물류센터를 비롯해 12개 물류터미널에 대한 기획 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불과 석 달 전 벌인 대대적인 특별근로 감독에도 불구하고 또 사망 사고가 일어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MBC뉴스 곽승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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