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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도 'QR코드' 쓰는 中…지갑 없이 3주 살아봤더니

거지도 'QR코드' 쓰는 中…지갑 없이 3주 살아봤더니
입력 2018-11-03 20:31 | 수정 2018-11-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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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우리나라도 모바일 결제가 많이 보편화됐습니다만 중국은 현금이 아예 필요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도시 생활에서 모바일 결제가 통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 리포트 ▶

    저는 3주 전부터 중국의 모바일 결제 앱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지갑에는 257위엔이 있는데 3주 전 그대로입니다.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고부터는 한 번도 지갑을 열 필요가 없었습니다.

    베이징의 재래시장입니다.

    크고 물이 많이 들어 있는 중국 대추를 사겠습니다.

    "(대추 한 근에 얼마예요?) 두 근에 15위안입니다. (한 근만 주세요.)"

    휴대전화 모바일 결제 앱을 열어 기둥에 붙어 있는 큐알코드를 스캔한 뒤 금액을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넣으면, 결제 끝입니다.

    상점 주인은 가격만 말해 주면 되기 때문에 돈 주고받는데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모바일 결제가 편리해요. (왜요?) 거스름돈 준비할 필요가 없잖아요."

    수퍼에선 시장에서와 달리 직원이 손님의 휴대전화 큐알코드를 스캔하고 가격을 말해 줍니다.

    "69.6 위안이요. (모바일로 할게요. 누가 스캔하나요?) 제가요."

    이번엔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지갑이나 카드가 없어도 어디를 가고 무엇을 사는데 불편하지 않습니다.

    "(기사님. 택시비 모바일로 낼 수 있나요?) 네. 여기 보세요."

    "(복권도 모바일로 살 수 있습니까?) 네. (10위안어치 주세요.)"

    신용카드 수수료가 없고 단말기 설치가 필요 없는데다 어플만 내려받으면 되기 때문에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편리합니다.

    지불이 간편하다 보니 큐알코드를 이용해서 구걸을 하는 거지까지 화제가 됐고 한 모바일 결제 앱 회사는 '휴대전화 하나만 들고 전 세계로 여행한다'는 광고로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이런 모바일 결제를 중국을 대표할 해외진출 상품의 하나로 언급하면서 이를 표준으로 만들어 해외의 신용카드 시스템을 대체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문화가 이미 보편화돼있어 모바일 결제 확산이 더딘데다 기존 금융 시스템이 새로운 혁신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봉교/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
    "'우리는 뱅킹(은행 서비스)이 필요하지 뱅크(은행)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금융사를 살리기 위해서 다양한 금융서비스 혁신을 막고 있는 현상입니다."

    다만, 중국의 모바일 결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두 회사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이 있고 금융과 소비 등 포괄적인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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