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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과테말라 오신 김에 멕시코도"…여행사 된 '의원연맹'

[단독] "과테말라 오신 김에 멕시코도"…여행사 된 '의원연맹'
입력 2018-11-08 20:18 | 수정 2018-11-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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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현역 국회의원들 예산을 투명하게 쓰고 있는지 짚어보는 연속 보도, 오늘(8일)은 해외 출장비 내역입니다.

    국회에는 의원들끼리 친목을 다지고 또 다른 나라 의회와 교류하는 목적으로 무슨 무슨 연맹이 여러 개 있습니다.

    매년 수십억 원의 보조금이 세금으로 지원됩니다.

    최근 국회 혁신자문위원회가 이 연맹 보조금의 사용처를 분석한 문건을 MBC가 입수했는데 부적절한 사용이 수두룩했습니다.

    먼저 정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중남미 마야 문명의 유적지로 유명한 멕시코 메리다입니다.

    작년 7월 하태경, 김종석, 송기석 의원이 이곳 한글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시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의원연맹 총회에 참석한 뒤, 출장 일정을 사흘 더 늘려 메리다까지 간 겁니다.

    [아시아인권의원연맹 관계자]
    "개별적으로 사업을 할 경우에는 사업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가니까, 중남미 방문하면서 같이 방문하는 일정으로…"

    총회 참석을 위해 받은 국가 보조금은 1억 2천9백만 원.

    국회 혁신자문위원회 보고서는 "총회와 무관한 멕시코 방문에 예산을 쓴 건 부적절하다"고 적었습니다.

    속칭 일정 끼워넣기를 한 연맹은 또 있습니다.

    작년 8월, 세계스카우트 총회가 열린 아제르바이잔.

    한국스카우트 연맹 소속 의원 4명은 총회가 끝났는데도 귀국하지 않고 우즈베키스탄으로 날아갔습니다.

    2박3일 동안 공식 일정은 교민 대표 등과 밥을 먹은 게 전부였습니다.

    [국회스카우트의원연맹 관계자]
    "저희는 거기서(국회 사무처) 컨펌 다 받고 하는 거예요. (보조금을 준 데 가서 확인하라는 말씀이세요?) 네. 당연하죠."

    외국에서 총회를 열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쓴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의 2017년 예산집행 보고서.

    국제 의원총회를 개최할 회원국 섭외에 6천3백만 원을 썼다고 돼 있습니다.

    알고 보니, 애초에 몽골에서 총회를 연다며 받아둔 예산인데, 총회가 무산되자 다른 곳에서라도 열겠다며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겁니다.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관계자]
    "그건 사무처 가서 물어보고 일단 (나가주세요.)"

    이 연맹은 이것 말고도 작년 한 해 동안 스리랑카와 몰디브, 알래스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를 골고루 돌며 1억 3천6백만 원을 받아 썼습니다.

    환경과 기아 실태를 파악한다는 출장이었는데, 혁신위는 연맹의 업무로 보기 어렵고, 성과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가 5개 의원연맹에 지원한 보조금은 매년 20억 원.

    [채연하/좋은예산센터 예산심의국장]
    "본인들이 쓰는 친목비에 대해서 제대로 심의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고요. 내외부로 감시받는 눈이 전혀 없습니다."

    국회 혁신위는 보조금 대부분이 의정 활동이나 연맹 설립 취지와 무관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보고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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