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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처럼 '푸욱' 들어가기만…뜯어보니 온통 '부식'

스폰지처럼 '푸욱' 들어가기만…뜯어보니 온통 '부식'
입력 2018-11-12 20:20 | 수정 2018-11-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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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신 대로 브레이크 이상은 ABS 모듈이라는 부품의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저희 취재의 결과입니다.

    이 영상을 보시면 ABS는 원래 빗길에서도 차가 미끄러지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독일 콘티넨탈사의 ABS를 장착한 차에서는 오히려 운전자 뜻대로 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속출하고 있지만 자동차 제작사, ABS 부품 제조사, 국가기관 어느 한 곳도 속 시원한 설명 없이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이어서 최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르노삼성차 2011년식 SM5에서 떼어낸 ABS 모듈입니다.

    독일 컨티넨탈사 제품입니다.

    분해해봤습니다.

    안에 있는 밸브가 시커멓게 부식돼 있습니다.

    도금이 벗겨지고 쇠로 된 밸브 속살은 녹슬었습니다.

    [박진혁/서정대 자동차과 교수]
    "이렇게 되면 브레이크가 당연히 밀리고 문제가 발생하고 위험한 상황으로 이를 수 있습니다."

    각 바퀴를 담당하는 밸브가 따로 있기 때문에 4개의 밸브 모두 정상이어야 합니다.

    가령 오른쪽 앞바퀴 밸브는 정상인데 왼쪽 앞바퀴 밸브가 부식돼 작동하지 않으면 급제동 시 차가 오른쪽으로 꺾입니다.

    반대로 왼쪽 바퀴만 제동되면 차는 왼쪽으로 꺾입니다.

    한쪽으로 쏠리는 이유가 이겁니다.

    [박병일/자동차명장]
    "노면에 따라서 미끄러지는 걸 계산해서 차를 똑바로 세우는 게 ABS인데 만약에 차가 한쪽으로 쏠렸다는 얘기는 그 기능이 안 됐다는 얘기죠."

    더 많은 차를 조사해봤습니다.

    모두 콘티넨탈 사의 ABS 모듈이 장착됐고, 비슷한 제동 장애가 발생했던 차량들.

    브레이크 오일을 채취해 성분을 분석했습니다.

    삼성차 SM3, SM5, SM7과 폭스바겐 제타, 한국GM의 캡티바 등 분석을 맡긴 5개 차종 모두에서 아연이 검출됐습니다.

    밸브 부식을 막기 위해 도금한 건데 이게 떨어져 나오면서 밸브가 부식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차종이 달라도 같은 ABS 모듈을 쓴 차에서 똑같이 밸브가 부식됐고 브레이크 결함 증상도 똑같다면 당연히 ABS 모듈이 원인이라는 겁니다.

    [박진혁/서정대 자동차과 교수]
    "당연히 리콜을 해야죠. (차종은 다르잖아요?) 부품이 같잖아요. 부품이 결함을 일으키는 거니까요."

    그럼 왜 아무 조치도 이뤄지지 않는 걸까.

    제조사들은 이걸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르노삼성차 홍보팀]
    "국토부의 리콜 기준에 맞춰서 이거를 리콜 진행을 해야 될지 안 해야 될지를 계속 검토, 모니터를 하고 있는 거고. 저희가 봤을 때 그게 리콜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리콜을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한국GM 홍보팀]
    "스폰지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서 이거를 같은 (같은 원인이 아니란 거죠?) 네. 같은 원인이라고 파악하고 있지 않습니다."

    [폭스바겐 홍보팀]
    "(ABS 모듈) 수리를 받은 게 14건이 있는데 같은 차종에서 공통적인 증상이 나타나면 문제가 되는 데 그런 사항은 아닙니다."

    이번엔 리콜 여부를 결정하는 자동차 안전연구원 KATRI.

    원인을 아직도 못 찾았다고 말합니다.

    [이광범/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실장]
    "이유는 지금도 간단합니다. 지금도 만약에 동일한 현상이 나오면 지금 당장이라도 조사에 착수를 해야 됩니다."

    사실일까.

    4년 전 KATRI는 전문가들과의 회의에서 제동 결함의 원인은 밸브 부식이라고 이미 단정했습니다.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긴 용역보고서 결과도 똑같습니다.

    [KATRI 외부 자문위원 (2014년 당시 회의 녹취)]
    "이게 자동차 브레이크에 들어가는 건데요. 녹이 슬어서 ABS가 안 되는 거예요."

    심지어 해당 부품을 만든 콘티넨탈 역시 아연 도금된 ABS 모듈 밸브에 녹이 생겼고, 그래서 고장이 나면 제동에 문제가 생긴다는 내용의 문서를 KATRI에 보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KATRI가 부품회사를 조사할 권한은 없기 때문에 콘티넨탈은 결함 조사도 제대로 받지 않았고, 자동차 제작사들이 결함을 인정하지 않다 보니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콘티넨탈 코리아 홍보팀]
    "공식적으로 어떤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고요. (자동차) 제작사의 설명이 먼저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ABS 모듈은 소모품이 아니기 때문에 교체해야 할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리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박병일/자동차명장]
    "새 차가 나와서 폐차할 때까지 이상이 없는 건데 중간에 얼마 안 돼서 고장이 났다는 거는 ABS 자체가 모듈레이터가 불량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KATRI 내부 문서에 따르면, 문제의 ABS 모듈이 쓰인 차량은 국산차와 수입차 16개 제작사에 50개 차종이 넘습니다.

    대대적인 결함조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콘티넨탈 ABS 모듈(아연 도금) 사용 차종

    * 해당 문서는 익스플로러를 통해서만 열람이 가능합니다. (크롬, 모바일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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