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최훈

[단독] 기존 리콜도 엉터리…"사망사고 가능성 알고 있었다"

[단독] 기존 리콜도 엉터리…"사망사고 가능성 알고 있었다"
입력 2018-11-13 20:18 | 수정 2018-11-14 15:23
재생목록
    ◀ 앵커 ▶

    후속 보도는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어쩌면 어제(12일)보다 더 충격적입니다.

    이미 일부 차종이 브레이크 문제로 리콜 조치를 받았지만 그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엉뚱한 곳을 갈아준 겁니다.

    더구나 자동차안전연구원이 2013년에 명단을 작성해 놓았다는 게 증명하는데 이미 당시에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최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브레이크 결함으로 이미 리콜된 차는 모두 6개 차종입니다.

    한국GM의 윈스톰과 마티즈, 젠트라와 라세티, 그리고 토스카 5개 차종은 2012년.

    현대차 제네시스는 2013년에 리콜됐습니다.

    모두 어제 보도한 콘티넨탈의 ABS 모듈이 장착됐습니다.

    이 차들은 이제 증상이 사라졌을까?

    현대차 제네시스 운전자 박준형 씨는 아니라고 합니다.

    브레이크가 헛 눌리는 스펀지 현상 때문에 2013년에 리콜을 받았는데, 같은 증상이 또 나오기 때문입니다.

    박 씨의 차로 다시 실험을 해봤습니다.

    고속으로 주행하다가 급 브레이크를 밟으니, 차가 오른쪽으로 쏠리며 옆 차선으로 넘어갑니다.

    스펀지 현상뿐 아니라 쏠림까지 나타난 겁니다.

    [박준형/제네시스BH 운전자]
    "(이 결함으로) 큰 사고가 났는데 가족이 크게 다쳤거나 더 끔찍한 일을 당하고 난 뒤에 이 사실을 알았으면 정말 분노를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한국GM의 윈스톰을 타는 김용희 씨도 마찬가지.

    2012년에 리콜 받았지만 스펀지 현상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김용희/윈스톰 운전자]
    "(최근에) 시속 60km 정도로 요철을 한번 넘었는데 그때 브레이크가 딱 풀려버리더라고요. 아찔했죠."

    이런 차는 더 있습니다.

    윈스톰 5백여 대와 라세티 백여 대가 리콜 1여 년 만에 서비스센터에 재입고됐고, 자동차 리콜센터에도 최근 3년 동안 50여 대가 신고됐습니다.

    당시 리콜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결함 원인은 ABS 모듈인데, 실제론 90% 이상이 브레이크오일만 교체했습니다.

    제작사들이 결함 원인을 브레이크오일이라 주장하며 1백만 원이 넘는 ABS 모듈 대신 10만 원 안팎의 오일만 갈아준 겁니다.

    [KATRI 관계자 - 한국GM 담당자(2012년)]
    (그런 식으로 대처할 게 아니고, 아마추어(밸브)를 블랙옥사이드로 다 바꿔주면 안 되나?)
    "바꿔주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어요. 비용이 2조입니다. 저희가 지금 하게 되면 회사 망합니다."

    리콜 결정을 내리는 자동차안전연구원 KATRI와 전문가들은 이 리콜의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KATRI와 전문가들의 회의 내용입니다.

    [KATRI 팀장(2012년 당시 자문회의 녹취)]
    "지금 하고 있는 리콜 방법(브레이크오일 교체)이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제작사는 인정 안 하고 있는 거고요."

    이 결함 때문에 사망 사고가 있었을 것이고, 운전자는 원인도 몰랐을 거라는 충격적인 말이 오갑니다.

    [○○○교수/KATRI 자문위원(2012년 당시 회의)]
    "근데 제가 볼 때 이런 문제로 사고가 난 건 절대 디텍트가 안돼. (그래) 죽는 사람이 있었을 거야."
    (맞습니다. 바로 그 얘기야.)
    "이 문제는 파악이 안 돼. 사고가 나면 운전자 부주의로 가는 거야."

    굉장히 무서운 사건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KATRI 연구원(2012년 당시 회의)]
    "이거요. 굉장히 무서운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얘들이. 저희도 가끔가다 농담삼아 이렇게 얘기합니다. 저나 실장님 둘 보내는 게 비용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제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KATRI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사해보니 문제가 없었다고 말이 바뀌었습니다.

    [이광범/KATRI 실장]
    "일련의 과정들이 특별하게 문제가 없는 걸로 모니터링이 됐기 때문에 지금 종료가 된 상태입니다."

    당시 리콜에선 대상 차량도 축소됐습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리콜하면서 에쿠스는 제외했습니다.

    에쿠스는 제네시스와 같은 ABS 모듈을 쓰고, 심지어 불량률은 제네시스보다 더 높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에쿠스와 제네시스 모두 결함이 있으면 무상 수리를 하고 있어서 별문제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현섭/현대차 홍보팀 부장]
    "리콜 후에도 ABS 모듈레이터 문제로 브레이크 밀림 현상이 발생한 고객들에게는 보증기간에 상관없이 모듈레이터를 무상으로 교환해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난 뒤에 무상수리하는 것과 사고 전에 미리 리콜하는 건 다른 얘기입니다.

    [박진혁/서정대 자동차과 교수]
    "(리콜의 경우) 은폐하거나 거짓으로 공개하거나 시정을 적정하게 안 하면 자동차 관리법 위반 대상이 되는 거예요. 형사처벌을 받는 건데 무상 수리는 전혀 문제가 없는 거죠. 법적으로 되게 큰 차이가 있는 거예요. 꼼수인 거죠, 사실은."

    한국GM의 라세티와 토스카, 윈스톰과 마티즈는 리콜했던 차종은 물론 일부 후속 모델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은 여전히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콘티넨탈 ABS 모듈(아연 도금) 사용 차종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