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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 조사 보고서 조작·은폐"…국토부 감사

"결함 조사 보고서 조작·은폐"…국토부 감사
입력 2018-11-14 20:37 | 수정 2018-11-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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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독일 콘티넨탈 사의 ABS모듈이 들어간 브레이크 결함 연속보도 오늘이 마지막 순서입니다.

    어떤 차에 집단적인 이상이 생겼을 때 제작사가 결함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이상 소비자가 기댈 곳은 딱 한곳입니다.

    바로 문제를 조사해서 리콜 여부를 결정하는 국토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 카트리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연속 보도하고 있는 이 문제, 카트리 내부에서도 이미 몇 년 전 공식 조사를 벌였지만 어찌 된 게 브레이크 결함을 확인한 담당 조사관이 조사팀에서 쫓겨났고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국토부가 뒤늦게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공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3년 전주의 한 도로.

    시속 100km로 달리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제네시스 차량이 오른쪽으로 급격히 쏠립니다.

    두 달 뒤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

    똑같이 시속 100km에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심하게 쏠립니다.

    전주에서 제네시스의 제동 불량이 신고되자 이 차에서 ABS 모듈레이터만 떼 다른 제네시스에 장착한 뒤 다시 시험을 했는데, 역시 쏠림이 확인된 겁니다.

    결과는 어떻게 적혔을까.

    보고서를 입수해보니 급제동 시 쏠림 현상은 쏙 빠진 채, 안전하다고 쓰여있습니다.

    당시 담당 연구원으로 조사에 참여했던 박진혁 교수는 사실상 조작이라고 말합니다.

    [박진혁/서정대 교수(당시 KATRI 결함조사실 연구원)]
    "안전을 위한 입장이라면 보고서에 쏠렸다고 써야죠. 제가 화가 나서 별도로 제가 시험을 했더니 계속 (차량이) 오른쪽으로 쏠렸거든요."

    이렇게 보고서에는 문제없다고 했지만, 7개월 뒤 현대자동차는 갑자기 제네시스 리콜을 결정합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이 결함조사에 착수한 직후였습니다.

    미국에 신고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 교수였습니다.

    "위에 팀장이 조사를 못 하게 해요. 이거 되게 위험한 거니까 미국에다 한번 신고를 해보자 그러면 미국이 리콜을 하면 우리도 리콜을 할 수 있겠다…"

    미국에 신고한 사실이 밝혀지자 상사로부터 협박과 욕설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당시 팀장이)뭐 쌍욕을 하면서 너 때문에 우리 연구원이 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현대자동차가 너한테 고발을 하면 너는 파면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현대차 때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GM의 라세티 프리미어 역시 제동 시 좌측 쏠림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차종에도 똑같이 아연 도금 ABS모듈이 달려 있었지만 한국GM이 문제가 없다며 리콜 대상에서 빼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제동 불량 신고가 접수됐고, 연구원이 한국GM과 현장 조사했지만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삼성 SM5 역시 마찬가지.

    제동 불량 관련 신고가 19건이나 접수됐고 박 교수는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사팀에서도 쫓겨났고, 결국 연구원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브레이크 불량 때문에)어디 부딪혀서 죽을 수도 있고 뒤집혀서 죽을 수도 있고 전복될 수도 있고, 실제 그런 현상도 있었고… 그럼 되게 위험한 거잖아요."

    연구원은, 제네시스의 경우 영상으로는 쏠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예비시험이었을 뿐이며, 다른 차량들에 대한 조사도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이광범/당시 결함조사실 팀장]
    "솔직히 말씀드려 갖고 한 4,5년 지난 것을…1년에 현장 조사를 100건을 넘게 나갑니다."

    하지만, 연구원이 아무 문제 없다고 조사를 끝낸 뒤에도 브레이크 불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구원이 직접 운영하는 자동차 결함 신고센터에 신고된 차량만 해도 지난 5년 동안 120여 대가 넘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연구원의 제네시스의 제동 결함 조사 등 관련 조사 전반에 대해 감사를 벌일 방침입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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