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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맨] 440개나 되는데…외면받는 국내 온천

[로드맨] 440개나 되는데…외면받는 국내 온천
입력 2018-11-17 20:16 | 수정 2019-02-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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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이언모/여행객]
    "일본, 온천 하러 가는 거죠."

    [최순희/여행객]
    "(일본이) 그냥 가깝고 온천 하기 좋다고 해서 가요."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우리나라에 온천이 몇 곳이나 되는지 아시나요.

    무려 440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나 많은데 온천 여행하면 흔히 해외여행부터 떠올리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과연 그 이유가 뭔지 오늘(17일)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시대 왕의 온천이었던 충주 수안보.

    대형 연회장에 최신 수영장까지 갖췄던 와이키키호텔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휴양시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문을 닫은 후 벌써 16년째 이렇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

    연회장 가는 길도 지금 이렇게 다 막혀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문이 다 잠겨 있고요.

    여기 금일 휴업이라고 돼 있는데 사실상 매일 휴업인 상태입니다.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한때 천만 명을 자랑했던 연간 관광객 수는 120만 명까지 줄어 1/10수준이 됐습니다.

    수도요금 같은 것들…고지서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주변 상가 상인]
    "그전에는 많았어요, 여기 손님. 그런데 여기 주위가 지금 문을 다 닫았잖아요. 이 집도 이제…저기 팔려고 내놨고 이 건물은 리모델링 한다고 하더니 하지도 않고 이러고 있고요. 00 콘도도 문 닫고 그랬어요."

    [김기홍/충주시청 관광과장]
    "옛날에는 단체 관광버스가 와가지고 단체로 연회장이나 이런 데서 관광을 하는 그런 패턴이었는데 지금은 이제 가족 중심이나, 아니면 개인이 와서 (여행하는) 그런 트렌드로 많이 바뀌거든요."

    비슷한 이유로 경남 부곡 온천지구를 대표하는 부곡하와이 등 대형 숙박업소가 문을 닫고 있습니다.

    온천 난개발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보통 땅을 파면 팔수록 물의 온도가 높아지는데 굴착 기술이 개선되면서 온천 개발도 늘어 어느새 온천이 나온다는 지역만 440곳에 이르게 됐습니다.

    온천, 어쩌다 이렇게 많아졌나.

    깔끔하게 정리해드립니다.

    이런 법도 다 있었네요.

    온천법에 따르면 물의 온도가 25도만 넘으면 어느 곳이든 온천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저희가 전수조사를 해봤더니 물의 온도가 30도 미만인 온천이 70%가 넘었고 50도 이상인 곳은 전체의 2%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도 기획재정부는 이 온천수 기준 온도를 20도까지 더 낮추자는 의견입니다.

    목욕탕 냉탕의 온도가 20도니까 결국 찬물을 데워 쓰는 온천이라는 건데요.

    이렇게 규제를 낮춰서 대형 스파시설을 더 많이 짓는 게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온천수의 기준을 40도 이상으로 높여서 무분별한 난립을 막자고 주장합니다.

    물 온도 논쟁 말고도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최근 4년 새 관광객이 500만 명 줄어든 대전 유성온천을 찾아가봤습니다.

    유성온천은 국내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돼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온천지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렇게 유흥가로 변해버렸습니다.

    [관광객]
    "주변에 너무 유흥가처럼 돼 있어서 애들 데리고 오기엔 온천만으로 보고 오기에는 좀 (어려울 거 같아요.) 가족들하고 올 수 있는 분위기가 좀 형성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근 주민]
    "가족끼리 와서 볼 게 뭐 있어. 주변에 보다시피 다 술집만 있고 유흥가밖에 더 있어요? 지금 다 죽어있는 상태에요."

    이곳은 유성지구의 대표적인 호텔 중 한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지난 여름부터 폐업한 상태입니다.

    [강경호/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야간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준 취지가 사실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였는데 유흥 시설들이 범람하게 되고 (부작용이 생긴 거죠.) 각 지역마다 차별성을 가지고 정체성을 가지고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굉장히 부족해요."

    지자체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충주시청은 와이키키호텔 매입까지 검토하면서 수안보를 왕의 온천이라고 홍보하며 스토리텔링에 나섰고 일본 온천마을처럼 족욕 길도 설치했습니다.

    [문현순/관광객]
    "지금 여기도 이렇게 족욕 할 수 있게 잘해놓고 시민들을 위해서 아주 잘해놓은 것 같아요."

    대전 유성구도 환경정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문장호/유성구청 문화관광과 주무관]
    "사람들이 이제는 물 좋은 걸 떠가잖아요. 유성 온천에 오면은 온천수를 마음껏 떠갈 수 있게…"

    결국, 길에서 찾은 답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달라진 여행문화를 받아들이고, 온천수 물 온도의 기준에 대해 재검토하고, 끝으로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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