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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백만 원 보장한다더니…차 값 갚느라 허덕"

"월 5백만 원 보장한다더니…차 값 갚느라 허덕"
입력 2018-11-18 20:15 | 수정 2018-11-1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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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물류회사가 운전기사들에게 중고 화물차를 시세보다 수천만 원 비싸게 팔아넘겼습니다.

    뒤늦게 이를 알고 계약을 해제하려 하니 계약서를 근거로 거액의 위약금을 요구해 그만두지도 못하게 합니다.

    해당 회사는 갑질은 없었다며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는데요.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물운송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경기도의 한 대학교.

    물류회사 직원들이 기사들을 붙잡습니다.

    "일자리 정보거든요."

    순수익 4-5백만 원은 보장되니 자기네 회사와 계약하자고 말합니다.

    [물류회사 영업직원]
    "(월급처럼) 1천만 원 보장해드리면 여기서 다 빼고 여기서 4백, 5백 남거든요. 기름 값 할부 값 다 빼고…"

    매출 보장이 계약서에 들어간다고 강조합니다.

    [물류회사 영업직원]
    "계약서에서 매출 보장이라고 쓸 수 있는 거는 저희가 약속을 지키겠다는 거니까."

    물류회사를 찾아갔습니다.

    화물차 운전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중고차 구입을 권유합니다.

    [물류회사 대표]
    "(7.5톤이) 지금 9천8백만 원에 나온 거 16년식, 등록세 취득세 보험 다 드리고 모든 걸 다해서."

    차 값은 할부로 갚고 장기간 계약을 맺을 거니, 일자리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물류회사 직원]
    "계약기간이 5년으로 보장을 하는데, 적어도 할부 납부하는 동안에는 일자리를 저희가 보장을 해준다는…"

    그런데 이렇게 계약을 맺은 화물차 기사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먼저 차 값.

    많게는 1억 7천만 원, 적게는 1억 원에 주고 산 중고차들인데 시세보다 수 천만 원이 비쌌습니다.

    [오승교/화물운송기사]
    "1억 5백을 내가 돈을 줬는데, (원래는) 5천5백에 차를 샀다 그런 식이죠. 한 4천만 원 정도 도망간 거죠."

    한 달에 5백만 원을 번다는 것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끼니도 거르면서 밤낮없이 짐을 날랐지만, 손에 쥔 돈은 한 달에 백만 원 남짓.

    [유보연/화물운송기사]
    "(한 달에) 다 빠지고 나면 100만 원 정도 남는데 많으면 100만 원 초반 정도 남고… 거의 완전 노예, 노예 되는 거죠."

    심지어 정기 검사를 받지 않은 차를 팔아넘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화물운송기사]
    "첫 정비업체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엔진 쪽이 너무 낡았고, 성능도 안 나고…"

    수리비 700만 원을 달라고 소송을 했더니, 회사 측은 월급을 주지 않았습니다.

    다 떠나서 그냥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5년 계약에 묶여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가 요구한 계약해지 대가는 위약금 천만 원.

    [화물운송기사]
    "무서우니까 계약상, 빼도 박도 못하고 발목을 죄고 있는 계약 조항들 때문에 지금도 빗속에서 (운전을 하고 있죠.)"

    결국, 피해자들은 물류회사를 상대로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진석/변호사·피해소송 대리인]
    "대출받은 금액들이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 전혀 물류회사에서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차량구입비 명목으로 받아서 (상당부분) 편취를 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해당 물류회사는 화물차 기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한 합법적인 거래이고, 자동차 가격도 번호판 비용과 취·등록세, 수수료까지 포함된 금액"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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