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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1만 원짜리' 물던 곳이 유령도시…"1조 원 발주"

개도 '1만 원짜리' 물던 곳이 유령도시…"1조 원 발주"
입력 2018-11-22 20:40 | 수정 2018-11-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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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실업률 7퍼센트로 전국 1위.

    한때 전국에서 가장 소득이 높아 활기가 넘치던 거제 조선 산업 단지의 현재 모습입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 업계가 모처럼 수주 1위를 되찾으면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요.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는 신호인지 반짝 특수인지, 이재민 기자가 거제의 조선소들을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유조선과 LNG 운반선 4척을 한꺼번에 건조하고 있는 조선소 독.

    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3천6백 톤급 해상 크레인은 선체를 완성한 배 상단 구조물을 조립해 나갑니다.

    2년 넘게 부분 조업만 하던 조선소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가운데 한국 조선사들은 45%를 수주하면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물량 공세를 펴던 중국 조선사들은 약 30%로 기세가 꺾였습니다.

    국제해사기구가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해 LNG 선박 수요가 늘면서 기술력이 앞선 국내 조선사들이 잇달아 계약을 따낸 겁니다.

    [장성기/대우조선해양 수석부장]
    "친환경선에 대한 수요, LNG선에 대한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1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황이던 2010년대 초반에 비하면 아직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주량입니다.

    대형 조선사 세 곳 중에서도 대우조선해양만 흑자를 기록했고 현대·삼성 중공업은 적자입니다.

    썰렁한 조선소 주변 상권 풍경도 여전합니다.

    [유흥 주점 직원]
    "개도 1만 원짜리 물고 간다는 말이 있었어요. 지금은 주점들 보시면 알겠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끌고 가는 사람들이 태반이에요."

    호황기 때 9만 명에 달하던 근로자들이 5만 명까지 줄면서 빈 상점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박영숙/상인]
    "임대 내놓은 데가 너무 많아요. 옛날에 권리금이 1억 원, 2억 원이었어요. 지금은 권리금 하나도 없어요."

    그나마 늘어난 수주 물량도 대형 조선사에 집중되면서 중소 조선사들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물량이 없으니 사람도 빠져나가고 배 만들 돈도 바닥나는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력 업체도 거제시에 있는 375곳 가운데 100여 곳이 사라졌습니다.

    정부는 생존 위기에 몰린 중소 조선사들에게 1조 원 규모인 LNG 연료 추진선 140척을 발주해 숨통을 틔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최남호/산업부 시스템산업정책관]
    "설계 인력 강화라든지 여러 R&D(연구·개발), 또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을 시장 창출 부분에 같이 담았습니다."

    그러나 중소 조선사는 친환경 선박 제조기술이 부족한 만큼, 공동 기술 개발 등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조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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