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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고개 숙인' 삼성…"진심 사과·연내 보상"

11년 만에 '고개 숙인' 삼성…"진심 사과·연내 보상"
입력 2018-11-23 20:03 | 수정 2018-11-2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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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꼭 11년 8개월 만인 오늘(23일) 삼성전자가 공식사과하고 피해 보상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반올림'이 목표한 대로 피해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이 그만큼 반올림 되는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오늘 삼성 측 발표 내용을 이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삼성전자 대표가 산업 재해 피해자와 가족들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반도체와 LCD 사업장에서 건강 유해 물질 위험이 있었지만, 관리하지 못했다며 처음으로 공식사과했습니다.

    [김기남/삼성전자 대표이사]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공장 노동자 황유미 씨가 사망한 지 11년 8개월만입니다.

    황 씨 아버지도 오늘은 모처럼 웃을 수 있었습니다.

    [황상기/반올림 대표]
    "좀 미진하지만 사과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유미하고 약속했던 것은 지켜졌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황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반도체 공장에 취업한 지 2년 만에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故 황유미 (2007년)]
    "아주 피로했고, 어지럽고…"

    같은 공장에서 백혈병 환자들이 계속 나왔지만 정부 기관은 산업 재해로 인정해 주지 않았고,

    "가족들이 통곡한다, 즉각 산업 재해 인정하라!"

    4년 만에 법원이 반도체 공정과 백혈병 인과 관계를 인정했지만, 삼성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기약 없는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삼성 옆 '5성급 호텔'로 이름 붙인 작은 천막.

    [김시녀/피해자 어머니]
    "비닐 하나 씌우는 데도 1m 20cm 못 넘게 하고, 스티로폼을 가져와서 까는데 그것을 못 깔게 하고…"

    올해 7월, 피해자와 삼성이 중재 방식에 전격 합의하면서 해결 물꼬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삼성이 마침내 조건 없이 사과했습니다.

    보상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해 2028년까지 마치기로 했습니다.

    대상은 피해자 단체인 '반올림' 소속 53명을 포함해 1984년 공장 설립 이후 1년 이상 근무하다 백혈병 등 각종 질병을 얻은 직원 전부입니다.

    또, 피해자 자녀들의 질병에 대해서도 보상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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