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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럴 거면 훈련 뭐 하러…"20분 만에 진압"한다더니

[단독] 이럴 거면 훈련 뭐 하러…"20분 만에 진압"한다더니
입력 2018-11-26 20:08 | 수정 2018-11-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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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일 터질 때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표현, 흔하게 사용하는데 사실 정부가 진짜로 '소'를 잃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5월에 그 대비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그때는 '외양간'을 따로 고칠 필요가 없을 정도로 20분 만에 모든 상황을 정리했다는데 '훈련과 실제'의 차이는 너무도 컸습니다.

    손병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 남부권의 통신망을 관장하는 KT 기흥지사입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수원과 성남, 용인 등지의 이동통신과 인터넷, 카드결제가 마비됩니다.

    지난 5월 정부와 통신 3사는 이곳에서 이번과 같은 사태에 대비하는 '통신재난 긴급복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규모 5.7의 지진으로 지하 전력실에 불이 나 용인지역 통신이 두절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었습니다.

    대형 화재로 기지국이 붕괴되는 심각한 재난상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화재진압과 통신망 복구까지 전 훈련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말했습니다.

    그 날 실제로 어떤 훈련을 했는지 들여다 봤습니다.

    건물이 붕괴되고 불타는 대형 화재인데 화재진압과 부상자 이송 훈련이 단 20분만에 끝났습니다.

    완전히 불타버린 통신망 복구 훈련은 좀 달랐을까?

    불탄 통신망을 우회해 다른 지국으로 연결하는 통신망 설치 훈련에 걸린 시간도 20분이었습니다.

    20분 만에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KT 측은 당시 훈련은 실제 훈련이 아니라 가상훈련으로, 복구도 가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강홍렬/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
    "'(우회 통신망이) 작동하는구나'까지는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데) 16만 회선이 터질 것을 가상해서 그 매뉴얼이 만들어져 있지는 않았던 거예요."

    이 훈련의 결과는 5개월 뒤 서울에서 확인됐습니다.

    작은 통신구 하나 불탔는데 화재진압에만 10시간, 통신망은 화재 사흘째인 아직도 완전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훈련할 때는 20분 만에 끝난 복구작업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는 질문에 "훈련 내용과 실제상황이 달라서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실전에서는 피해회선을 확인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토로합니다.

    KT는 통신 서비스에 영향을 줄까 봐 가상으로 훈련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안에 통신대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실제상황과 동떨어진 훈련과 대응 매뉴얼이 그대로라면, 재난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손병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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