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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십만 케이블에 소화기 하나가 전부…"뒷북 대책"

[단독] 수십만 케이블에 소화기 하나가 전부…"뒷북 대책"
입력 2018-11-26 20:11 | 수정 2018-11-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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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불이 난 KT 아현지사 통신구입니다.

    폭과 높이가 2미터, 길이 187미터의 지하 통신구에 광케이블, 동케이블, 통신회선이 수십만 개 깔려 있는데 여기에 소화 설비라고는 소화기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이유는 바로 소방법상 통신구 길이가 500미터 이상이 돼야 화재탐지기 설치가 의무이고 땅밑 통신구는 아예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습니다.

    이번 화재가 난 이후 소방청이 지하 통신구에 대한 화재 안전대책을 주말 사이 긴급하게 마련했는데 그 보고서를 MBC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양소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MBC가 입수한 화재 통신구 현장의 내부 사진입니다.

    지하 1층 통신구.

    어른 허벅지 굵기의 광케이블들이 불에 타 엿가락처럼 늘어졌습니다.

    케이블을 받치고 있던 철제 구조물들도 화염의 열기에 녹았습니다.

    화재 당시 전기에 연결돼 있던 환풍기.

    환풍기 자체의 기계적 결함이나 전기 합선 등이 화재 원인이었는지 규명하기 위해 합동감식반이 수거했습니다.

    오늘 2차 합동감식을 마친 뒤 경찰 관계자는 "방화나 담배꽁초 등에 의한 실화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습니다.

    화재원인이 사흘째 오리무중인 가운데 소방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MBC가 단독 입수한 '지하통신구 등 화재 안전대책'에 따르면, 길이 500미터 이상인 경우에만 설치했던 자동화재탐지와 연소방지 설비 등을 50m만 넘으면 구축하도록 강화했습니다.

    스프링클러, 연결살수설비 등 화재 진화 장비도 설치하고 CCTV도 반드시 달아 상시 화재감시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습니다.

    기존 250미터마다 설치했던 방화벽은 화재 위험이 높은 곳이면 어디든 설치하고, 통신과 전력용 지하구에도 환기구 설치 기준을 마련해, 이번 화재처럼 연기에 막혀 진화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주요 통신망에 화재가 났는데도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소방당국이 뒤늦게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청와대도 내일 5개 관계부처와 함께 전력, 통신, 가스 지하구 실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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