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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장려책 2천 가지 넘는데…왜 '1명' 겨우 낳을까

출산장려책 2천 가지 넘는데…왜 '1명' 겨우 낳을까
입력 2018-12-04 20:23 | 수정 2018-12-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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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

    올해 합계 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이렇게 인구 절벽은 현실이 됐고 특히 지방의 사정은 더 절박합니다.

    이 때문에 전국의 지자체별로 출산지원책이 봇물을 이루는데 다 합치면 무려 2100가지가 넘습니다.

    특히 이 중 500가지 이상이 아이를 낳으면 돈을 주겠다는 겁니다.

    과연 이런 대책에 끌려서 아이를 낳고 싶을까요?

    김수근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양양군의 한 어린이집.

    15년 전만해도 59명이었던 원아는 올해 24명으로 줄었습니다.

    차로 왕복 50분 거리에 사는 아이도 등하원을 시켜줍니다.

    [이해숙/양양군 민간어린이집 원장]
    "운영비 중에서 70~80%는 거의 인건비로 나가거든요. 17년에도 그렇고, 18년에도 그렇고, 책정한 급여를 모두 다 제가 받아간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지난해 양양에서 태어난 아이는 모두 95명.

    134명이었던 2015년 이후 하락세입니다.

    [이경순/양양군 가정어린이집 원장]
    "(내년) 원아모집을 하고 있는데 저희는 (지원자가) 없어요. 대기 들어온 아이가 1명밖에 없어요. 10명 밑으로 떨어지면 운영이 어렵죠."

    양양군 뿐만이 아닙니다.

    강원도 18개 시군 중 10개가 인구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는데, 내년부터 아이를 낳으면 4년간 2640만원을 줄 계획입니다.

    [강원도청 복지정책과]
    "4년간 안정적으로 양육비 부담을 경감시켜주겠다 이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출산율이 제고가 된다, 저희가 판단한 건 그거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선 큰 돈입니다.

    [박상하/강원도 속초시]
    "많이 나온다고 하니까, 당연히 애기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반가운 이야기죠. 이 정도면 그래도 자녀 생각이 있다는 친구도 있죠."

    하지만 이 지역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어려움은 경제적 부담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강원도 양양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한 곳입니다. 이곳은 산부인과가 한 곳도 없습니다.

    분만 뿐 아니라 간단한 진료를 진료를 받기 위해서도 속초나 강릉까지 원정을 떠나야 합니다.

    [조원회/강원도 양양군]
    "크게 아프면 강릉까지 가야하고요.그냥 아프다 그래도 여기는 소아과가 없어요.어디 갈 데가 없어요. 어디 놀러갈 데가 없어요."

    출산, 양육비 만으론 생계를 꾸리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양양군 주민]
    "여기는 일이 되게 없어요.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횟집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게 거의 다거든요."

    지난해 출산 장려금을 지급한 지자체에서 사용한 예산은 2천 64억 원.

    일회성 현금 지원을 넘어 부모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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