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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부정·비리 너무 심해"…직원들이 고발한 서울디지털재단

[바로간다] "부정·비리 너무 심해"…직원들이 고발한 서울디지털재단
입력 2018-12-05 20:30 | 수정 2019-10-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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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서울시 출연 기관 가운데 서울디지털재단이란 곳이 있는데요.

    서울을 세계적인 디지털 수도로 만들겠다면서 2016년에 만든 기관입니다.

    최근 이 재단의 전현직 직원 10여 명이 단체로 제보를 해왔습니다.

    재단의 부정과 비리가 너무 심해 견딜 수가 없었다며 실상을 낱낱이 방송해달라는 거였는데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고깃집을 찾아갔습니다.

    디지털재단 이치형 이사장이 여기서 다섯 차례, 37만 7천 원을 법인카드로 썼는데요.

    확인해보니, 이사장 사는 아파트에서 차로 딱 3분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근처 참치집에도 가봤습니다.

    이 이사장은 여기서도 4차례, 38만8천 원을 법인카드로 썼는데, 역시 집에서 차로 5분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죄다 확인해보니, 이 이사장은 2016년 6월 취임 이후 자기 집 반경 1.5km 이내 음식점에서만 37차례, 306만 5천8백 원을 썼습니다.

    특히 금요일 밤에 집중적으로 집 근처에서 법인카드를 썼습니다.

    이번엔 9월 20일 재단 건물 옥상에서 찍은 사진을 보시죠.

    이날 이사장을 비롯해 기조실장, 본부장 등 성과급 받은 사람끼리 오후 4시부터 술잔치를 벌였습니다.

    [전 재단 직원]
    “도대체 이해가 안 돼요. 밑에 남아있는 성과금 못 받았거나 계약직 최하위직 빼고 (자기들끼리) 먹는 거야. 나쁜 놈들이지…”

    대낮 근무 시간에 회사에서 술을 마신건데, 술과 안주 값은 당연히 법인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시 의원이 감사에서 지적하자, 이사장은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이성배/서울시의원]
    "막걸리, 나무젓가락, 공기, 참진미오징어, 이거 평일 날 왜 사셨어요? (오후) 4시에?"

    [이치형/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저희 경비업체랑 청소 용역이 있습니다. 그거는 그분들 회식 지원한다고…"

    경비원과 미화원 회식비였다는 해명 들으셨죠?

    진짜 그랬는지, 경비원 애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재단 경비원]
    "어떻게 가서 껴요…우린 전혀 그 사람들의 관심 밖의 사람들이에요. 그날 그 파티는 미화원 경비를 위한 잔치였다? 그거는 명백한 거짓말이고 위증이에요."

    야구 좋아하는 이사장은 툭하면 직원들 데리고 야구장에 갔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올 들어 네차례입니다.

    단합을 위해 야구장 같이 간 게 나무랄 일이냐고요?

    직원들 얘기부터 들어보시죠.

    [재단 직원]
    “야구장을 가는 날이면 점심시간부터 이걸 준비해요. 다과를 산다든가 치킨을 드실지 족발을 드실지 어떤 걸 또 드실지 모르니까…"

    야구장 놀러가서 먹는 음식, 당연히 법인카드 결제입니다.

    본부장이 법인카드로 결제하라고 대놓고 지시를 내립니다.

    고척돔 단체관람을 한 6월 7일을 보면, 먼저 오후 2시 반에 1회용품을 마트에서 구입합니다.

    [박 모 씨/재단 직원]
    "이사장님께서 종이컵에 술을 따르면 말랑말랑해서 싫어하시니까 플라스틱컵을 사가지고 가야 해요. 그거를 입사하면 알려 줘요."

    오후 4시 43분에는 통닭 집에서 6만 7천 600백원 어치 닭을 사고, 16분 뒤엔 피자집에서 9만 9천원을 결제했습니다.

    근무 시간에 야구장 음식 준비하면서 쓴 법인카드 역시 공사 관계자와 회의하면서 사용한 걸로 둔갑해 처리됐습니다.

    법인카드 내역을 꾸미는 일이 이 재단에선 일상적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메시지.

    본부장이 누군가와 저녁먹은 다음에, 회의비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내용입니다.

    지시가 내려오면 직원들은 소설을 쓰듯 없던 회의를 꾸며내야 했습니다.

    [박 모 씨/재단 직원]
    “간 적도 없고 생긴 적도 없는 회의에 회의록을 남기라고 해요. 책임이 뭐라고 했다. 대표가 이렇게 이렇게 제안했다. 이런 거를 상상을 해가지고 시나리오를 2장, 3장을 써야 해요”

    이런 일을 반복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박 모 씨/서울디지털재단 직원]
    “그냥 영수증 하나 주고 가요. 책상에 올려놓고 가면은 이제 그 금액 맞춰 가지고 사람 인원수 해서 가라로 올리는 거죠. 내가 대학 나오고 대학원 나오고 가짜로 이렇게 회의비 쓰려고 이런 건가…"

    법인카드 뿐 아니라, 관용차 사용도 제멋대로였습니다.

    개인 용도로 쓰거나 아니면 밥 먹으러 갈 때 주로 써서, 직원들은 관용차를 밥차라고 불렀습니다.

    [김 모 씨/전 재단 직원]
    “직원들 사이에 완전히 밥차로 불립니다. 밥차. 꼭 그 차 타고 떼거리로 몰려갔다 오고…또 한번 기조 실장이 자기 이사하는데 써 갖고 관용차로 쓰려고 보니까 차가 없다.”

    관용차 사용을 따져보려고 한 시의원이 블랙박스 영상을 달라고 하자, 재단에선 다 지워졌다며 하루치만 제출했습니다.

    [이성배/서울시의원]
    "블랙박스 영상이 하루 치 밖에 없네요."

    [이치형/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확인을 해보니까 하루 치밖에 그게 안 됐다고…"

    [이성배/서울시의원]
    "디지털재단 맞죠?"

    하지만 이 하루치 영상에서조차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8월 13일 오후 4시 7분.

    본부장이 관용차에서 포도 세 상자를 들고 나와 어디론가 갑니다.

    잠시 뒤 이 영상엔 판교 현대백화점이 촬영돼 있습니다.

    그런데 본부장 출장 내역서를 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서울 무교동에서 회의에 참석한다고 돼 있습니다.

    거짓으로 출장을 올려놓고 관용차를 타고 다닌 겁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요지경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이 재단은 올해만도 117억 예산 전액을 서울시에서 받아서 썼습니다.

    그러니까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란 뜻입니다.

    [재단 직원]
    “그대로 내버려 두면 앞으로 10년 20년 30년 이 재단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그렇게 아마 (세금을) 쓸 거에요. 한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은 그게 너무 안타까운 거예요”

    저와 만난 재단 전현직 직원들은 오죽하면 제보를 했겠느냐, 차라리 재단이 없어지는 게 낫다라고 말했습니다.

    [재단 직원]
    “이 재단을 정말 없애버리고 다른 데와 통합을 시킨다 할지언정 이대로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서울디지털재단 비리는 너무나 다양해서 하루 방송으론 다 보여드릴 수가 없습니다. 내일은 재단에서 벌어진 갑질 행각 등 다른 사례를 추가로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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