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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시간외수당 1천1백만 원의 비밀…"비리에 귀 막아"

[바로간다] 시간외수당 1천1백만 원의 비밀…"비리에 귀 막아"
입력 2018-12-06 20:25 | 수정 2019-10-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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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서울디지털재단 간부들의 황당한 법인카드 사용 실태를 보도해드렸는데요.

    이거 보시고 많은 시청자께서 분노하고 허탈해하셨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이 재단에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바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영상 ▶

    제가 만난 재단 전현직 직원들은 가장 대표적인 비리로 시간외수당을 꼽았습니다.

    야근도 안하면서 수당만 타간다는 건데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한테 출입증을 모조리 맡겨놓고 단말기에 대신 찍도록 한다는 겁니다.

    요즘도 이런 일이 진짜 있나고요?

    [전 재단 직원]
    "저한테 뭐 많이 갖고 와요. 제가 저는 항상 10시에 퇴근하니까 대신 좀 해달라고."
    (출입증을요?)
    "네 대신 해달라고요."
    (그 한두 개가 아니라 많아요?)
    "많지요. 그게."

    이걸 매일 지켜본 경비원 얘기도 들어보시죠.

    [재단 경비원]
    "거기다가 아이디 뱃지를 딱 대고 놓고, 딱 대고 놓고 이렇게 계속 해요."
    (아 한 명이 여러 개를 찍어요?)
    "그럼요 다발로 찍어요. 다발로. 좀도둑이 득실득실한 데입니다. 심한 표현으로"

    이렇게 해서 얼마나 챙겼을까요?

    지난해 시간외수당 지급 내역을 살펴보니, 올해 본부장 승진한 팀장은 1년간 총 358시간 초과 근무했다고 신고해 수당으로 1천 1백 33만 원을 타갔습니다.

    또 다른 팀장 한 명도 359시간 초과 근무로 1천 1백 39만원을 받았습니다.

    이 재단 초과근무 한도가 360시간이니까, 꽉꽉 다 채워서 수당을 받아간 겁니다.

    시간외수당 1-2위인 두 사람한테 출입증을 대신 찍어달라고 한 적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이모 본부장·이모 팀장]
    (출입증을 부하 직원들한테 맡겨 놓고 대신 찍으라고 시키신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없으신가요?)

    절대 아니라는데, 어찌된 일인지 직원들은 저 두 명이 야근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팀장들 남아 있는 거 못 보셨나요?)
    "남아 있는 경우 거의 못 봤어요. 지들이 이제 회식한다고 술 먹고 들어와 찍고 가는 건 봤어요."

    사실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이 대화 보시죠.

    하급 직원이 팀장님 초과근무가 신청한도에서 ‘한두 시간 빌 거 같다’고 합니다.

    그러자 선배는 '팀장 성격 다 파악했으면서' '그게 뭐가 어렵다고 욕을 먹냐', '일찍 출근하는 사람한테 초과근무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되는 일'이라고 답합니다.

    또 다른 대화도 보시죠.

    '이번 달부터 팀장님 초과근무를 다른 사람이 챙기기로 했다'라면서 '주의사항을 알려주라'고 전달합니다.

    팀장 출입증 대신 찍어주고 초과근무 시간 관리하는 직원을 아예 따로 정해놨다는 뜻입니다.

    이제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여러분도 아셨을 겁니다.

    ==============================

    이 재단은 인사 평가 방식도 황당합니다.

    평가를 모두 기명으로 합니다.

    누가 어떻게 평가했는지 다 드러나기 때문에 상급자들이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재단 직원]
    "이름이 기명되어 있는 그런 서류로 평가를 하게 됩니다. 그럼 누가 몇 점을 줬는지 다 알게 됩니다. 그래서 팀장들은 대부분 S등급을 받아가고 있습니다."

    능력 불문하고 직급만 높으면 평가를 잘 받다 보니, 성과급도 간부들이 많이 받아갑니다.

    간부들이 시간외수당에 성과급까지 두둑하게 챙기는 동안, 계약직은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습니다.

    "정규직 되고 싶으면 나한테 잘하라"는 말을 툭하면 들어야 했고,

    [재단 직원]
    "(회사에) 딱 들어오면 하는 얘기가 '너 정규직 되고 싶니? 그럼 나한테 잘 보여'라는 말을 정말 수도 없이 하세요."

    아무리 일 열심히 해도,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성과급 한 푼 못 받았습니다.

    [전 재단 직원]
    "성과급이 안 나온 이유가 뭐냐 그랬더니 계약직한테 성과급을 주게 되면은 법 위반이기 때문에 성과급을 못준다는 거예요."

    재단은 지난달 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난 뒤에야 계약직에게도 성과급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성희롱도 만연했다는게 여직원들의 하소연입니다.

    재단 간부가 계약직 여직원에게 보낸 메시지.

    밤 11시인데 나오라고 하고 영화 보러 가자 술 마시자. 싫다고해도 이런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냈습니다.

    [재단 직원]
    "집착을 좀 하셨어요. 너 나한테 이제 관심이 없어 이렇게 하시고…"

    멋대로 쓰는 법인카드에 야근 안하고도 받는 시간외수당.

    팀장만 잘 받는 인사평가와 갑질과 성희롱까지.

    산하기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서울시는 그동안 뭘 했을까요?

    이번에 저희한테 제보한 직원은 8월 7일에 이미 이런 비리 내용을 박원순 시장이 만든 안심변호사 제도를 통해 서울시 감사위원회에 알렸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제보자에게 11월 7일까지 처리할 테니, 기다리라고만 해놓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에 가서 왜 그랬냐고 물었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장]
    "저희가 안 한 게 아니라 서류 조사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한 해 500건 이상 넘는 제보가 있어서 같이 알아봐야 하거든요."

    봐준 게 아니라 다른 제보가 많아서였다는 건데요.

    하지만 서울시엔 서울디지털재단을 관리 감독하는 부서가 세 군데나 있습니다.

    감사위원회 말고도 투자출연기관을 관리하는 공기업담당관실도 있고 디지털창업과에는 서울디지털재단 전담 직원까지 두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이렇게 대놓고 비리를 저지르진 못했을 겁니다.

    [재단 직원]
    "실질적인 관리를 좀 하시고 그 내부에서 심정이 썩어 문드러지는 직원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준다면 저희가 이 지경까지는 안 됐을 거고요."

    "몇달 간 제보를 깔아뭉갠 서울시는 어제 방송이 나간다고 하자, 그제서야 이사장과 간부 2명을 직무정지하고 제보자에게도 만나자고 연락했습니다.

    산하기관들한테 서슬 퍼렇기로 유명한 서울시가 왜 이렇게 미적거리며 시간을 끌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혹시 그 이유와 내막을 아는 분이 있다면 제보해주십시오.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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