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손병산

죽을 날만 기다리던 곰 세 마리…생애 첫 철창 나선 날

죽을 날만 기다리던 곰 세 마리…생애 첫 철창 나선 날
입력 2018-12-07 20:37 | 수정 2018-12-07 20:55
재생목록
    ◀ 앵커 ▶

    전국 농가에서 키우는 곰이 5백 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열악한 환경에서 도살될 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돈을 모아서 이런 사육곰 구출에 나섰습니다.

    손병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좁고 낡은 철창 안에 곰들이 갇혀 있습니다.

    4년 전 태어난 이 곰은 철창 밖을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곰 사료 대신 개 사료를 먹여 몸무게가 같은 나이대 곰의 2/3 수준입니다.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러프한(거친) 시멘트 바닥에서 있었기 때문에 발바닥이 좀 갈라진다든지…"

    이 곰들은 10살이 되면 웅담 적출용으로 도살될 운명이었지만 시민 3천 6백여명이 4천여 만원을 모아 3마리를 농장에서 구출했습니다.

    마취총을 맞은 곰은 무진동 차량에 태워져 청주와 전주의 동물원으로 각각 옮겨졌습니다.

    철창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시작한 곰은 한 달 이상 적응 훈련을 거친 뒤 다른 곰들과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이 곰들은 다행히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됐지만, 여전히 5백4십여 마리의 곰은 철창 안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입니다.

    1980년대,정부는 웅담을 추출하거나 키워서 해외에 팔면 소득을 높일 수 있다며 곰 수입과 사육을 독려했습니다.

    가혹한 환경에 처해있는 곰 대부분은 이렇게 들여온 곰들의 새끼입니다.

    처음부터 돈을 버는 게 목적이었는데 야생 동물 보호가 강화되면서 곰 사육의 경제성이 떨어지자 도살 가능한 나이가 될 때까지 곰을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는 겁니다.

    [임태영/녹색연합 활동가]
    "웅담 채취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시설만 만족시켜주고, 최소한의 먹이와 이런 것들만 유지해주는 문제가 있죠."

    환경단체들은 사육 곰을 사들여 곰 보호 공원을 만들 것을 정부에 제안하고 있지만 수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비용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병산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