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강나림

"집값 올라도 돈 안 쓴다"…부동산 자산효과 '제로'

"집값 올라도 돈 안 쓴다"…부동산 자산효과 '제로'
입력 2018-12-09 20:18 | 수정 2018-12-09 20:29
재생목록
    ◀ 앵커 ▶

    집값이 오르면 이에 따라서 소비도 늘어난다는 게 자산효과인데요.

    우리 경제에서는 그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 보유자 중 소득이 없는 고령층이 많고 집값이 오른 만큼 가계 빚도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강나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에 20년 넘게 거주한 72살 주정석 씨.

    한 채 있는 집 가격은 한참 전 10억을 훌쩍 넘어섰고 올해만 1억 가까이 올랐습니다.

    집값만 보면 자산이 엄청나게 불어난 셈이지만, 그렇다고 씀씀이가 예전과 달라진 건 없습니다.

    [주정석/72세]
    "부동산이라는 건 깔고 앉아있는 거 아닙니까. 지금 한 채 갖고 있는 게 15억 원 한다 칩시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깔고 앉아있는데…그렇다고 해서 화장실 한 개 떼어다가 팔수도 없는 것이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 자산이 많아지면 소비도 늘어난다는 이른바 '자산효과'는 최근 5년 간 우리나라에서 거의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집값과 소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보니 집값에 따른 소비상승률은 0.02%p에 그쳤습니다.

    예를 들어 8억 짜리 집이 매년 1억, 2억씩 올라 11억이 되면 소비는 1년에 천만 원 쓰던 것에서 1만9천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겁니다.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증가율입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은 집값에 따른 자산 효과가 4-50대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5년 사이 집을 보유한 가구나 자산 비중 모두 고령층에서 크게 늘어났는데,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지갑을 닫고 있습니다.

    또 집값이 비싸진 만큼 이들의 가계 부채도 함께 늘었습니다.

    [주정석/72세]
    "10년을 더 살지 내가 20년을 더 살지 (모르는데) 죽으면 자식한테 조금이라도 상속이라도 좀 줘야 하는데…"

    집이 없는 사람들은 앞으로 집 살 생각에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할 것 없이 허리를 졸라맨다는 겁니다.

    [김진성]
    "만약 집을 산다고 하면 대출도 많아질 거고 그럼 이자도 더 많이 내야할 거 아니에요. 소득은 안 느는데…더 모아야죠, 세입자니까."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그 집값이 조금 올랐다고 해서 앞으로 살날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데 소비를 늘리기는 어렵죠. 일본이 20~30년 전 쯤 보여줬잖아요."

    내가 사는 집값이 올라도, 집이 없으면 또 없는대로 청년도 노인도 지갑 열기 어려운 현실이 경기 전망을 한층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