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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사학비리 대명사' 상지대의 대반전

[소수의견] '사학비리 대명사' 상지대의 대반전
입력 2018-12-09 20:28 | 수정 2019-10-0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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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포트 ▶

    투표소에 늘어선 줄.

    대학 총장을 뽑는 선거에 참여한 학생들입니다.

    한때 교수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총장 선거.

    하지만 상지대는 학생들의 투표를 22%반영합니다.

    교수들만의 벽을 먼저 깨 화제가 된 이화여대, 성신여대와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전영준/학생]
    "좀 더 민주화된 대학교가(되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흔한 말이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상지대의 이번 시도는 눈길을 끕니다.

    더 주목되는 건 그동안 상지대 하면 비리라는 단어가 함께 떠올랐다는 점인데요.

    한때 사학비리의 대명사로까지 불렸던 이곳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1993년 뉴스데스크 보도]
    "그동안 검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김문기 의원이 오늘 오후에 구속 수감되었습니다."

    1993년 당시 여당 3선 의원이던 김문기 씨.

    김 씨는 자신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상지대에 학생들을 부정 입학시킨 혐의로 대법원에서 1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2014년.

    김 씨의 아들이 재단 이사장이 취임한 데 이어 김 씨 자신도 상지대 총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신입생들은 김 씨의 자서전을 필수 과목 교재로 배워야했습니다.

    [윤명식/전 상지대 총학생회장]
    "상지대를 어떤 식으로 내가 발전시켰다, 뭐 이런 식으로…본인을 우상화시키는 작업을 했던 거죠."

    "각성하라, 각성하라."

    하지만 반전이 시작됐습니다.

    김 씨의 총장 복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학생부터 시작해 곳곳에서 터져나온 겁니다.

    총학생회는 총장실 점거에 나섰고 교수와 교직원도 농성에 동참했습니다.

    단식, 삭발, 수업 거부.

    해고와 징계 속에서도 지속된 저항은 마침내 교육부의 특별감사로 이어졌고 대법원 또한 김 씨 측 인사가 다수를 차지한 이사진의 선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겁니다.

    [이주엽/교직원 (당시 해직 후 복직)]
    "출구가 어딜까 이게 어딜까 언제 끝날까 이런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지 않을 거다라는 것을 (믿었습니다.)"

    마침내 이루어진 총장 직선제.

    투표 결과 김문기 총장 복귀에 앞서 싸우던 해직 교수가 총장이 되는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내일부터 전혀 새로운 상황으로 나아가는."

    힘겨운 싸움 끝에 변화를 이끌어냈지만 자신들이 겪은 고통이 다른 곳에서는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이들.

    2007년 재개정 과정에서 누더기가 돼 비리가 적발돼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기 힘든 현행 사학법부터 시급히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대화/상지대 총장 후보 당선자]
    "지금 유치원 3법이 논의되는 과정을 보면 우리 국회에서 사학을 개혁하는 것이 아직도 대단히 힘든 과정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학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교육이 정상적인 궤도로 올랐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수의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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