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박소희

석달간 깎았던 5조 원…하루 만에 '실세 예산'으로 부활

석달간 깎았던 5조 원…하루 만에 '실세 예산'으로 부활
입력 2018-12-10 20:16 | 수정 2018-12-10 20:21
재생목록
    ◀ 앵커 ▶

    역대 최대라는 내년 예산 규모는 애초 정부가 낸 470조 5천억 원보다 9천억 원 정도 줄어든 469조 5752억 원입니다.

    야당이 20조 원 대폭 삭감을 예고했던 것에 비하면 별로 줄어든 게 없죠.

    저희들이 따져보니까 깎은 예산은 5조 2천억 원인데, 심사 막판 불과 하루 만에 갑자기 4조 3천억 원 늘었습니다.

    실세 의원들이 깎은 예산 상당 부분을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으로 챙겨간 건데 이런 증액 예산에 대한 기록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감액만 몇 달 동안 하다가 막판에 밀실에서 날림으로 진행을 하는 건 국회는 관행이라고 말하는 데 이런 관행을 없애지 않으면 실세들의 예산 나눠먹기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월 3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넘겨받은 국회는 티끌만큼의 예산낭비도 막겠다며 깎고 또 깎았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
    "허물뿐인 일자리 예산 그리고 도대체 우리 국민들이 어디까지 혈세를 퍼주어야 하는지 그 규모를 알 수 없는 남북경협 예산에 대해서 정부여당에 일부 양보를 받아냈다."

    그런데 삭감된 예산은 9천 2백억 원, 전체의 0.2%에 불과합니다.

    5조 2천억 원을 깎았지만 4조 3천억 원을 도로 늘렸기 때문입니다.

    기초생활 수급 노인에게 월 10만 원 주려던 기초연금처럼 복지, 일자리 예산 등이 사라진 자리를 도로, 철도 등 지역 개발성 예산이 차지했습니다.

    늘어난 예산은 상당 부분 실세 의원들 차지였습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역구인 세종시수목원 조성 예산 253억 원 등 총 271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챙겼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증차 예산 등 568억 원,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 안상수 의원은 해양박물관 건립비 16억 등 58억여 원을 막판에 차지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국회는 9월 3일부터 12월 6일 예산 통과 하루 전날까지 석 달 넘게 감액 심사만 했습니다.

    반면에 증액 심사는 단 하루 동안 회의록도 남지 않는 비공개 소소위에서 이뤄졌습니다.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지난 1일)]
    "원래 소위심사에서는 증액 심사는 다루지 않아요."

    이처럼 예산 증액이 은밀하게 벼락치기로 진행되다 보니 거대 정당과 실세 의원들의 노골적인 나눠 먹기가 이뤄지는 겁니다.

    상임위에서부터 공개적으로 감액 심사와 증액 심사를 동시에 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밀실 쪽지 예산, 실세 예산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