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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 들여 사들인 '추사' 그림…"절반 가까이 가짜"

35억 들여 사들인 '추사' 그림…"절반 가까이 가짜"
입력 2018-12-14 20:22 | 수정 2018-12-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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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지자체가 수십억 원을 들여 사들인 추사 김정희 작품 수십 점이 무더기로 위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추사 김정희 박물관을 짓겠다면서 구입을 한 건데 아직 박물관 건립이 결정되지도 않아서 애꿎은 지자체예산만 날리게 됐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함평군이 지난 2016년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라며 확보한 <도화도원도>입니다.

    당시 15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고미술협회의 재감정 결과, 위작으로 드러났습니다.

    낙관의 위치와 모양, 화법 모두 추사 김정희의 작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나무 현판에 새겨진 글씨도 감정위원들은 위작이라 판단했습니다.

    [박재성/한국고미술협회 감정위원]
    "계속 시간이 변화되면서 모각(본떠서 새김)을 덧칠했기 때문에 이것은 진품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함평군이 한 개인 소장가로부터 넘겨 받은 작품은 모두 80점.

    이 가운데 33점이 위작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함평군이 지불한 구입비는 35억원.

    350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소장가의 주장에 따라 30점은 35억 원에 사들이고, 50점은 기증받았습니다.

    안병호 전 함평군수는 당시 '추사 김정희 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었습니다.

    군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건립이 확정되기도 전에 작품부터 무리하게 사들인 겁니다.

    [함평군 관계자 ]
    "전라남도에서 박물관을 건립하려고 하는데 (함평군에서) 이 작품을 먼저 구입해서 의지를 보여달라.. 우리 군에 유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걸 먼저 구입을 해야겠다 해서…"

    이후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지난달 재감정 결과 상당수가 위작으로 나왔습니다.

    박물관 건립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수십억원을 들여 사들인 작품들은 여전히 수장고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안병호/전 함평군수]
    "나는 문외한이라 모르죠. 유명한 분들이 감정하셔서…감정위원들을 내가 선정한 것도 아니고요…"

    함평군은 작품을 판 소장가와 관계자들을 상대로 법적 절차를 검토 중입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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