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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입고 좋아하던 애를"…3일 만에 현장 졸속 투입

"양복 입고 좋아하던 애를"…3일 만에 현장 졸속 투입
입력 2018-12-17 20:11 | 수정 2018-12-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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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 씨 소식입니다.

    김 씨가 일하던 화력발전소,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였는데, 신입 사원인 김 씨가 받은 교육은 단 사흘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체계적인 사전 교육 없이 현장에 투입된 건데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故 김용균씨가 일했던 태안화력 9호기와 10호기는 각각 천50MW 용량의 전기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화력 발전소로 컨베이어벨트 길이만 6.4km에 달합니다.

    이 길고 복잡한 컨베이어벨트를 김 씨를 포함한 현장 운전원 6명이 관리했는데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입사 이후 제대로 된 사전 직무 교육을 못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김 씨가) 특별하게 정기적으로 교육을 따로 장소에서 교육받은 것은 없어요. 신입이 들어오면 같이 4~5일 정도 다니면서 구두상으로 전수 교육을 하는 거지."

    김 씨가 생전에 쓰던 때묻은 수첩에는 발전소 설비에 대한 메모가 빼곡합니다.

    체계적인 교육이나 교재가 없다보니 석탄 가루가 날리는 발전소 현장을 다니며 선임 직원들에게 들은 내용을 혼자 기록한 것입니다.

    동료들은 김씨가 고용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측이 지난 2016년만 해도 이론 교육 2주를 포함해 3개월 동안 업무 교육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교육기간이 한 달로 줄더니 김 씨는 단 3일만 교육을 받았던 겁니다.

    최근 3년 동안 하청업체 측이 인건비 문제로 현장 운전원을 3명이나 줄이면서 제대로 된 교육시간이나 인력도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 직원]
    "(입사한지) 사흘째 되는 날 전화가 와요. 현장 투입 빨리 안 하고 뭐 하냐고. 현장 투입 빨리해야 일이 돌아가는 거 아니냐고. 첫 직장이라고 양복 입고 그렇게 좋아했던 애를 3일 만에 교육한다고 되냐고요."

    현장 상황을 잘 모른채 투입되다보니 김용균 씨는 사고 당일에도 정비를 지시받은 배수관 설비의 위치를 몰라 선임 직원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발전기술 측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안전 보건 교육도 부실하게 해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발전소 측은 현장 직원들에게 체계적인 안전 교육을 하는 대신 안전교육 이수 확인서에 서명만 하게 했습니다.

    한국발전기술 측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교육 시간을 지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하청업체가 직무교육 기간을 줄인 이유와 형식적인 안전교육 실태를 조사한뒤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처벌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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