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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5만 볼트 감전'되는데…'신중한 발사' 훈련은?

순간 '5만 볼트 감전'되는데…'신중한 발사' 훈련은?
입력 2018-12-17 20:24 | 수정 2018-12-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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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가이드라인이 도입된다면 경찰의 입장에서는 판단하기는 수월해질 겁니다.

    하지만, 현장 경찰이 무작정 반길 것인지, 경찰의 예산 여건상 가능한 것인지 무엇보다 과잉 진압 논란에서는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보완할 점이 많습니다.

    이어서 양효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리 경찰이 쓰는 테이저건, 모델명 X26입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총알 대신 전기침이 날아가고, 맞은 사람은 순간적으로 최대 5만 볼트 전기에 감전돼 몸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쓰러집니다.

    최근 3년간 우리 경찰의 테이저건 사용 횟수는 9백 40여 건, 권총 사용보다 30배 가까이 많아, 사실상 주력 제압 무기로 자리잡았습니다.

    상대를 제압하는 게 목적이지만 고압의 전기를 사용하다 보니, 종종 사망 사고가 발생합니다.

    실제 미국에선 그동안 1천 명 이상이 테이저건을 맞고 숨졌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머리·가슴 등 주요 부위를 피해 쏴야하고, 넘어지면서 다칠 수 있는 계단에서는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결국 반복 훈련을 통해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테이저건 한 발 값은 3만 8천 원.

    2백 80원인 권총 실탄의 100배가 넘는데, 우리 경찰 12만 명이 한 해 10발씩만 연습해도 4백억 원이 들어갑니다.

    정작 내년에 배정된 예산은 26억 원뿐이다 보니, 경찰관 한 사람당 한 발 연습도 힘든 겁니다.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행정학과]
    "숙련된 훈련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언제 테이저건을 사용할 것인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반복훈련을 하는 게 필요한 것이죠."

    경찰은 이번 개정 과정에서 무기를 들지 않은 사람에게 3단봉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집회현장 등에서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현장에서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관건입니다.

    고 백남기 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사건에서도 보듯, 현장에서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하면 그 어떤 좋은 규정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권단체들은 공권력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나온 만큼, 경찰이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의 처벌도 함께 무거워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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