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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인이 쓰레기 수입"…"필리핀을 매립지로 보나"

[단독] "한국인이 쓰레기 수입"…"필리핀을 매립지로 보나"
입력 2018-12-18 20:23 | 수정 2018-12-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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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17일) '바로 간다' 코너를 통해 필리핀으로 유해 쓰레기를 불법 수출해서 나라 망신시키는 사람들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현지 확인 결과, 쓰레기를 수입한 필리핀 회사의 소유주도 한국사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진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국제법상 수출하면 안 되는 한국의 유해 생활쓰레기가 필리핀 남부 야적장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 쓰레기가 여기로 실려온 건 필리핀 현지에서 쓰레기를 수입한 수입 회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회사는 이런 쓰레기를 왜 수입한 것일까.

    취재팀은 필리핀 세관으로부터 이 쓰레기를 들여온 필리핀 수입회사의 지분 내역을 입수했습니다.

    이 회사는 모두 8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국인이 3명이나 포함돼 있었습니다.

    1250만 페소,우리 돈으로 2억 6천만 원 정도의 지분 중에서 한국인 3명의 지분이 40% 가 넘었습니다.

    필리핀 세관은, 이 회사의 대표는 필리핀인이지만 실질적인 회사 운영은 한국인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필리핀 세관은 한국의 수출 업체가 유해 쓰레기를 보내면 한국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현지 회사가 받아서 처리하는 구조라고 보고 있습니다.

    [존 사이몬/필리핀 세관장]
    "쓰레기를 가져온 책임이 있는 나라가 다시 가져가는 게 국제 협약을 지키는 겁니다."

    국내 쓰레기를 국내에서 처리하지 않고 수천km나 떨어진 필리핀에다 버리는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생활 쓰레기를 폐기하는 비용은 톤당 15만 원 안팎.

    그러나 필리핀에서는 톤당 4만 원이면 충분하고 운송비용 3만 원을 더해도 반값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협회 관계자]
    "(톤당) 3-4만 원에 처리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 업자는 수익을 내지 않았을까…"

    사정이 이렇다면 이런 사례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취재팀은 인천 연수구의 한 야적장에서 컨테이너로 둘러싸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발견했습니다.

    폐플라스틱과 옷가지, 폐자재가 온통 뒤섞여 있습니다.

    쓰레기 처리비용이 싼 나라로 보내려던 겁니다.

    그러나 동남아 각국의 쓰레기 수입규제가 강화되자 수출길이 일시 막혀 보관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야적장 관리자]
    "올해 7월부터요. 업체가 주장하는 건 6천 톤인데 (지금은) 8천 톤 이상 되는 것 같아요."

    이 쓰레기가 이대로 수출에 성공한다면 제2의 필리핀 쓰레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에일린/필리핀 환경단체 직원]
    "한국 같은 부자 나라가 보낸 것이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그냥 쓰레기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필리핀을 쓰레기 매립지로 본다는 게 착잡합니다."

    올해 초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내 폐플라스틱의 동남아 수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금까지 필리핀은 3천400%, 태국은 1,200%나 폭증했습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정상적인 재활용품이 아니라 동남아 주민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폐기물이 아닌지, 우리 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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