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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비용 미반납자] "억울해서 안 낸다"…선거법 '반칙'이어 또 '반칙'

[선거비용 미반납자] "억울해서 안 낸다"…선거법 '반칙'이어 또 '반칙'
입력 2018-12-19 20:27 | 수정 2018-12-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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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자의 질문에 "내겠다, 못 내겠다" 하는 건 바로 '선거 비용'입니다.

    나라에 돌려줘야할 선거 비용을 '주니, 못주니' 승강이를 하고 있는건데요.

    공직 선거법에는 돈이 없어도 출마 할 수 있도록 선거 비용을, 선거 끝나고 보전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득표율이 10% 이상이면 절반을, 15% 가 넘으면 전부를 지원하는 식인데, 대신 선거 과정에 부정이 생겨서 당선이 무효가 되면 이 돈을 반환해야 합니다.

    부정하게 치른 선거에 세금을 지원할 순 없겠죠.

    저희 MBC 탐사기획팀이 이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선거사범 명단을 확보했는데 모두 백여덜명, 금액은 220억 원이나 됩니다.

    선거 때 반칙해서 당선이 무효된 이들이 혈세도 안 갚으면서 또 반칙을 하고 있는 건데요.

    먼저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12년 당선된 신장용 전국회의원.

    하지만 선거 운동 당시 자원봉사자에게 월급을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선 무효가 됐습니다.

    반환해야 하는 선거 비용은 1억 3300만원.

    지금까지 한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확인됐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신 씨에게 반환고지서를 보낸 건 2014년 2월.

    5년이 다 돼 갑니다.

    재산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시세 5억 원가량의 수도권 아파트에 광주에 있는 한 1층에 있는 오락실과 커피숍 등 상가 11개도 모두 신장용 씨 소유입니다.

    [건물 관리인]
    "보증금 1천에서 2천(만 원)인가 그렇게 할 거고, (월세는) 지금은 110만 원 정도 이렇게…"

    월세도 꼬박꼬박 받는데 왜선거 비용을 반납하지 않는지 신 전 의원을 만나 물었습니다.

    [신장용/전 국회의원]
    "(내년) 1월 초 중에는 납후를 해야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년을 끌다 내년에야 내겠다는 건 피선거권이 복권돼 출마의 길이 열리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세금 받아내느라 5년간 행정력을 낭비한 셈인데 신 씨는 지금까지 안 낸 걸 몸부림으로 설명했습니다.

    [신장용/전 국회의원]
    "억울함을, 나름대로 명예 회복을 하고자 하는 저 나름대로의 '몸부림'이라고 이해해주시면…"

    안내든 못 내든 하나 같은 이유는 억울하다는 겁니다.

    선거 운동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SNS 전문가에게 선거운동 대가로 돈을 건네 당선 무효가 된 최명길 전국회의원.

    1억 4100만 원을 반환해야 하지만 낸 돈은 없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시가 15억 원짜리 아파트가 본인 소유라 재산이 없지도 않습니다.

    [최명길/전 국회의원]
    "많은 사람들의 경우는 그 당선 무효라고 하는 판결 자체에 대해서 승복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있어요."

    법정 선거비용 이외 당선무효가 된 배기운 전 의원도 재산도 없지만 억울해서라도 못 낸다는 입장입니다.

    [배기운/전 국회의원]
    "그게 무슨 선거법 위반이라고…재산도 없고, 없다니까요. 없으니까 못 내…징수가 안 된다고…"

    배 전 의원은 1억 8800만 원을 반환해야 하지만 한푼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된 윤종오 전 의원도 1억 3100만 원 전액을 반환하지 않고 있고, 김세웅 전의원은 2800만 원이 강제로 징수됐지만 나머지는 아직도 미납 상태입니다.

    [김세웅/전 국회의원]
    "이중 삼중으로 보전금도 반환해라, 배지도 반납해라, 이건 법 자체가 잘못되어있는 거예요."

    선관위의 선거 비용을 30일 안에 자진 반납하지 않으면 세부서가 강제 징수 절차를 밟게 됩니다.

    안 낸다 못 낸다며 전직 국회의원 7명이 버틴 시간만 다 더해도 44년 7개월.

    안 낸 세금 받아내느라 또 세금이 속절 없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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