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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 "잠 못 이룬다" 호소에도…심리치료 '뒷전'

동료들 "잠 못 이룬다" 호소에도…심리치료 '뒷전'
입력 2018-12-21 20:14 | 수정 2018-12-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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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김용균 씨가 숨진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다시 찾아간 현장은 사고 당시와 별반 달라진 게 없었고, 동료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태안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참혹한 사고가 언제 있었냐는 듯 발전소 굴뚝은 쉴새없이 연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일 김씨를 발견했던 동료들은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故 김용균 동료]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불을 끄면 누가 들어오는 것같은 증상… 베란다 쪽 창문으로 누가 막 시커먼 게 붙어 있는것 같고…"

    한 동료의 숙소를 찾았습니다.

    김씨 기숙사와 같은 구조로 된 좁은 방은 김씨의 유품과 비슷한 물건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즉석밥, 라면, 참치캔.

    그리고 정규직 입사를 위한 토익책과 각종 자격증 관련 책들.

    [김 군 동료]
    "햇반 많이 먹죠, 도시락 먹을 시간은 있는데 많이 바쁘긴 해요."

    그 역시 내가 더 가르쳤다면 사고가 안났을까, 후회와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김 군 동료]
    "이틀 삼일 돌아다니면 위험한 것 모르니까. 제대로 못 가르쳐줘서. 형 이거 어떻게 하는거예요 물어봐요."

    고 김용균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심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동료직원]
    "울고 싶은데 참고 있어요. 다른 직원들도 지금 슬픔, 분노…"

    발전소 정문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커다란 간판이 세워졌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원청업체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서부발전 직원]
    "저희가 30년 운영해도 이런 사고 없었어요. 이 친구가 신입사원이다보니 호기심이나 열정이 있지 않았나. 가서 이상한 점 있으니까 자기 나름대로 조치를 해보려고 하는…"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그 위치를 사실 접근을 안 해야 하는거 거든요. 조치할 수 있는 점검조가 있고 정비조가 있는데…"

    하지만 사고 당일 김 군과 교대근무 예정이었던 동료는 비슷한 사고가 이어졌는데도 회사측이 개선요청을 묵살했다며 더 강하게 요구했어야 했다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김 군과 함께 일한 동료]
    "얼굴 집어넣고 한쪽 팔로 삽으로 넣어 끄집어 당겨서 작업하죠. 한 번은 벨트 숙이고 작업하다가 제 안전모 같이 빨려들어갔다고 해야되나 그때 아차 싶었어요…"

    사고가 난 9,10호기만 운행이 중단됐을 뿐 1-8호기는 계속 운행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사고가 난 컨베이어벨트보다 더 낡아 언제든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며 운행 중단을 요구했지만, 발전소도 고용노동부도 일축했습니다.

    [서부발전 관계자]
    "교통사고 한 군데 났다고 전 국가 도로망은 다 똑같은 위험성 있다고 통제해야한다. 그렇게 하면 1,200만 전기설비를 아예 못쓸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앞두고는 직원들 입단속도 있었습니다.

    [김 군 동료]
    "노동부 온다니까 일이 힘드냐고 물어보면 안 힘들다고 하라고…"

    유족들과 대책위는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장례 일정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고 김용균씨가 편히 눈 감을 날이 언제가 될 지 아직은 어림도 하기 어렵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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