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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2등 일부러 시험 안 봐?"…학교에 무슨 일이

"전교 1·2등 일부러 시험 안 봐?"…학교에 무슨 일이
입력 2018-12-22 20:25 | 수정 2018-12-2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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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전국에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팀에 다소 납득하기 힘든 제보들이 들어왔습니다.

    중간고사를 잘 본 학생들이 거짓으로 독감환자 행세를 하며 기말시험을 안 보고 있다는 겁니다.

    과연 이 소문이 사실인지, 학교 현장에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간고사 전교 1, 2, 3등이 동시에 독감에 걸려 기말고사를 치르지 못했는데 실제로는 독감이 걸리지도 않았다는 소문은 꽤 돌고 있었습니다.

    학원가에는 진단서가 조작됐고, 학교도 한통 속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학원가 관계자]
    "(한 부모는) 의사이고 다른 한 부모는 0000장 자녀이기 때문에… 편법을 이용한 것이고 악용된 것이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 고등학교로 찾아갔습니다.

    전교 1, 2등이 결석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정말 독감이었습니다.

    [해당 학교 담임교사]
    "월요일 넘어가는 새벽에 응급실에 가서 독감 확진을 받았고."

    독감이 나은 뒤 나머지 시험은 예정대로 치른 사실도 확인돼, 결국 사실무근, 헛소문이었습니다.

    중간고사 성적이 전교 5등 안에 드는 학생들이 동시에 독감으로 결시했다는 다른 학교 소문도 확인해봤습니다.

    그러나, 상위권 학생들이 독감으로 시험을 안 본일은 없었고 독감 결시생은 진짜 독감환자였습니다.

    [해당 학교 교무부장]
    "0반에 0명이 (결시)했고요. 0반 학생이 0명 있는데, 다들 중간 이하 성적이네요. 누가 소문을 냈는지 모르겠는데…"

    이런 괴소문이 나오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학생이 질병에 걸려 기말고사를 못 치르면 중간고사 점수 일부를 '인정점'으로 반영하는데, '법정 전염병'인 독감의 경우 중간고사 점수를 그대로 기말고사 점수로 인정해줍니다.

    그러다보니 중간고사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독감환자 행세를 하며 기말고사를 일부러 안본다는 의심이 생기는 겁니다.

    실제로 독감이 유행하는 2학기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학교마다 학부모의 각종 항의가 빗발친다고 합니다.

    [학교 관계자]
    "어떤 어머니는 몸관리 안 한 것도 본인 잘못 아니냐, 이렇게까지…"

    아예 논란을 없애기 위해 인정점을 80%만 부여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독감에 걸린 학생들도 격리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독감환자는 앉아있기도 힘든데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학생도 교사도 고통을 감내하는 겁니다.

    [해당 학교 교감]
    "빈 3학년 교실에 분리 시험실을 만들어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선생님을 지원받아서 감독을 진행했습니다."

    내신 0.1 등급에 입시의 당락이 바뀌는 경쟁.

    그러나 시험을 둘러싼 각종 비위는 계속 터져나오는 현실.

    그 속에서 친구의 독감도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삭막함이, 괴소문의 진원지였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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