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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원 구두 팔면 얼마 남을까…"백화점 40% 떼 가"

30만 원 구두 팔면 얼마 남을까…"백화점 40% 떼 가"
입력 2018-12-22 20:28 | 수정 2018-12-2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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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구두를 만드는 제화공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또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수십만 원에 팔리는 수제 구두를 만들어도 판매 수수료를 떼고 나면 제화공에게 돌아가는 돈은 몇천 원뿐이라고 합니다.

    왜 수제화 수수료만 이렇게 높은 걸까요.

    김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0년 경력의 제화공 신성식 씨.

    주문받은 도안대로 잘라낸 가죽을 재봉틀로 박음질하고, 망치로 두드려 맵시있는 구두 모양새를 만들어 냅니다.

    매일 20켤레씩, 꼬박 15시간 이상을 구두 만드는데 매달리지만, 한달 수입은 2백만원 안팎입니다.

    [신성식/제화공]
    "형편 없어요. 하루에 10만원 벌기도 힘들어요. 정말로…"

    신씨같은 제화공이 만드는 수제화의 절반 정도는 백화점과 홈쇼핑을 통해 팔리는데, 판매가는 보통 백화점은 30만원대, 홈쇼핑은 10만원대인데 반해, 제화공들이 손에 쥐는 돈은 한 켤레당 7천원 정도 뿐입니다.

    그럼 누가 구두로 돈을 벌고 있을까.

    먼저 백화점과 홈쇼핑의 수수료가 40%를 차지합니다.

    백화점 판매가인 30만원으로 계산하면 12만원 정도를 가져가고, 남는 18만원에서 구두를 주문한 원청업체 몫으로 또 40% 정도인 12만원 정도를 떼고 나면, 작은 하청공장들이 받는 돈은 4~5만원 밖에 안됩니다.

    원자재비와 운영비 같은 필수 비용을 빼면 제화공들이 받는 몫은 쥐꼬리만큼 밖에 안됩니다.

    제화공들은 열악한 처우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일손을 내려 놓고 이렇게 거리로 나왔습니다.

    [최경진/제화공]
    "은퇴할 나이에 가까워졌는데 매일 밥만 먹고 살만큼밖에 돈을 못 버니 이제 우리가 손을 놓는 순간 우리는 영세민이 아닌, 진짜 어디 오갈 데도 없는…"

    유통업체들이 받는 판매 수수료는 품목마다 다른데, 수제화 수수료는 가전이나 가구 등에 비해 10% 이상 높습니다.

    제화공들은 유통업체의 횡포라며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은 경쟁이 치열해 수수료율이 높아졌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유통업체 관계자]
    "가전 업체 입장에서 보면 백화점에 들어갈 이유가 없는 거예요. 자기네 매장이 자체적으로 있잖아요. 구두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은 이 상품의 품질을 어느 정도 보증을 해주는 것이거든요."

    판매 수수료는 시장원리에 따라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에 자율적으로 결정됩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판촉행사비 등을 부당하게 수수료로 떠넘기는 관행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유통업체에 대해 직권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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