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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왜 불난지 모르겠다"…국과수마저 "원인 판독 불가"

[단독] "왜 불난지 모르겠다"…국과수마저 "원인 판독 불가"
입력 2018-12-24 20:17 | 수정 2018-12-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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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신고가 늦어지면서, KT 통신구 내부는 심하게 불에 타서 화재 원인을 밝힐 만한 단서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결국 왜 불이 났는지, 또 어디서 불이 시작되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고 감식 보고서를 통해서 밝혔는데요.

    이어서 국과수 보고서 내용을 양소연 기자가 단독으로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국과수는 45장 짜리 보고서를 내고도 왜 불이 났는지, 원인 판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먼저 통신구 바깥에서 방화나 실화 등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

    그러나 맨홀 뚜껑은 철저히 밀폐돼 있고 외부와 통하는 환풍기의 배기구도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Y자 모양이라는 겁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실제로 바깥에서 뭔가를 넣었다 하더라도 밑에까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실제로 화재 잔해에서도 인화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누군가 고의나 실수로 바깥에서 불을 냈을 가능성은 없다는 겁니다.

    국과수는 또 통신구 내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했습니다.

    매우 적은 전력이 간헐적으로 흐르는 통신용 케이블에서 불이 날 수 없고, 피난 유도등이나 화재감지기같은 설비에서도 합선시 전선이 끊어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근본적으로는 현장이 심하게 훼손돼 화재 원인은 물론 최초 발화지점조차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국과수는 밝혔습니다.

    원인 자체를 알 수 없는 화재는 종종 발생하지만, 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조차 판독이 불가능한 상황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늑장 신고로 '골든타임'을 놓쳐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서 단서가 될 만한 것들까지 몽땅 타버리는 바람에, 화재 감식에 최고 권위를 지닌 국과수조차도 "알 수 없다"는 허무한 결론을 내리고 만 겁니다.

    사상 초유의 통신대란이 났는데도,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면서 이런 화재를 앞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대책을 세우는 것도 힘들어졌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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