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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살 수 없는 '무민'세대…'대충 살자'에 위로받다

대충 살 수 없는 '무민'세대…'대충 살자'에 위로받다
입력 2018-12-24 20:42 | 수정 2018-12-2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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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해 가장 주목받은 트렌드 키워드 중에 '무민세대'라는 게 있습니다.

    '없다'라는 뜻의 한자(無, 무) '무'와 '의미'라는 뜻의 영어(mean, 민) '민'이 합쳐진 신조어로 2030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또 SNS에서는 '대충살자…걷기 귀찮아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북극곰처럼' 이런 #대충살자 시리즈가 유행처럼 번졌는데요.

    트렌드라고만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 '대충 산 적 없는 무민세대'들의 웃픈 현실의 무게가 가볍지 않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홍신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24살 김연지씨, 대학교 졸업반입니다.

    강의실…도서관…아르바이트…

    쉼 없는 일상은 쳇바퀴 돌 듯 반복됩니다.

    2년 전 학교를 휴학했었습니다.

    [김연지(24)/대학생]
    "(요즘에는) '대2병'이라고 하잖아요. 2학년 때 취업이라는 게 현실로 다가오잖아요. 거의 하루에 4-5시간 밖에 계속 못자고 이러니까 번아웃이 왔던 것 같아요."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서울을 떠났고, 여러 나라에서 경비를 벌어가며 1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건강은 나아졌지만, 현실은 여전합니다.

    [김연지(24)/대학생]
    "(취업 등이) 너무 힘드니까. 제가 보기에 '대충살자 시리즈'는 어차피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도 크게 나아지지 않는데 좀 한숨 돌리고 살자…"

    30대인 직장인 양정원씨도 녹록지않은 시간들을 견뎌왔습니다.

    대학 졸업 후 5번째 직장입니다.

    [양정원(36)/직장인]
    "아르바이트할 때 폭행사건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경찰서도 가고, 회사 다니면서 계약 문제로 강제로 퇴사를 당한다거나…안 가져도 되는 마음이 계속 쌓이니까 좀 부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마음이 생기고…"

    직접 겪은 일들을 일기쓰듯 그린 웹툰에는 "내 얘기 같다", "위로 받았다"…청년들의 공감이 쏟아졌습니다.

    [양정원(36)/직장인]
    "고생은 끊임없이 계속 되더라고요. 젊었을 때 고생한다고 끝나는게 아니잖아요."

    1년 전…마흔에 사표를 던졌습니다.

    [하완(41)/작가]
    "'진짜 1년만 대충 살아볼까' 이런 마음이 컸어요. 왜냐하면 마흔이 되었는데 너무 뭐랄까. 내 삶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지더라고요."

    작정하고 '대충 산 일상'을 담은 글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하완(41)/작가]
    "(청년들이) 이런 걸 많이 느끼는구나. 이런 박탈감을 느끼고 있구나.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상도 없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고 있구나 (생각했어요.)"

    해마다 증가하는 청년 실업률…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치솟는 집값…

    막막한 현실은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N포세대'를 등장시켰고, 이제는 치열한 경쟁과 노력을 거부하는 '무민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충 산적 없는 무민세대'의 대충 살자는 외침에 우리 사회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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